부동산 침체로 대출 상환 압박… 일부 대형 아파트 유찰돼 대출금도 못건져
수도권 경매시장에 집을 팔아도 대출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14일 경기도내 경매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경매시장에 대출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경매로 나오는 아파트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경매 아파트의 경우, 경매 처분해도 채권자가 대출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용인, 고양, 김포 지역의 일부 대형 아파트들이 경매시장에서 유찰되면서 낙찰최저가격이 감정가의 반값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용인 수지구 성복동 A아파트(164㎡)의 경우 경매를 진행하며 M새마을금고 등 채권자가 4억9천500만원을 청구했으나 3차례 유찰되면서 최저매각가격이 현재 3억 2천200여만원까지 떨어졌다.
결국 경매 낙찰이 되더라도 M새마을금고 등 채권자들이 대출금을 모두 회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3월 경매로 나온 용인 수지구 상현동 B아파트(183㎡)도 우리은행 등 채권자가 6억7천100여만원을 경매금액으로 청구했으나 이 아파트의 현재 최저 낙찰 가격은 3억7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감정평가액 6억원보다 3억원가량 낮아진 것으로 채권은행이 경매를 통해 6억원이 넘는 대출금을 모두 회수할 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고양, 김포 등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법원경매에 나온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C아파트(119㎡)는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3억원을 경매대금으로 청구했으나 현재 2차례 유찰되면서 최저매각가격이 2억원에 그치고 있다. 감정가가 5억원인 김포시 풍무동 D아파트(196㎡)도 법원경매에서 유찰되면서 최저낙찰가가 채권은행은 신한은행이 청구한 3억3천만원에 못미치는 2억4천500만원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경매업계는 이같은 깡통아파트 속출 원인으로 부동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집값 하락을 꼽고 있다.
급매로 내놓아도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가격은 더 내려가고 결국 경매를 거쳐야 하는 악순환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희정 수원법률경매정보 대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금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경매 시장에 나오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특히 중대형 아파트는 시세 하락폭도 커 법원경매에서도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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