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주먹구구 예산편성 질타… 市 “부서간 일부 착오”
인천시가 주먹구구 예산 편성으로 시의회의 질타를 받았다.
21일 시에 따르면 시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에 쓰일 사업비 560억원 가운데 시 부담금인 280억원(50%)을 금융기관채로 마련하기로 했다.
당초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기획재정부의 공공자금을 활용해 정부자금채로 확보하려고 했으나 기재부에서 공공자금을 이미 다른 사업에 배정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추경예산에서 변경한 것이다.
정부자금채는 연이율이 3.9%(현재 기준)로 금융기관채보다 0.5%가량 낮다. 280억원을 놓고 계산하면 연간 1억4천만원 상당의 이자를 더 물어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가 공공자금을 확보하는데 안일하게 대처한 탓에 예산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시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사업 지방채 상환기금 전입금 60억원을 본예산에 중복반영해 120억원으로 편성했다가 추경에서 이를 다시 60억원으로 삭감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단순 착오였다고는 하지만 본예산을 편성하기까지 담당부서와 예산담당부서 등이 수차례 검토하는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추경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난을 이유로 부서별 예산을 일괄 삭감하기로 하면서 도시계획위원회 운영수당 등 도시계획 관련 업무추진 예산이 1억8천406만원(13.05%) 삭감되자 시의회에 부탁해 예산을 되살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안병배 인천시의원은 “60억원이나 되는 돈을 단순 실수로 중복편성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예산편성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다”라며 “연간 1억4천만원이라는 이자도 상환기간이 수십년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금액이 아니므로 더 면밀하게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부서와 실무부서간의 일부 착오가 생겨서 중복계상되는 실수가 있었다”며 “최대한 정부자금채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워낙 공공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금융기관채로 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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