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여파 작년보다 66% 늘어 지난달 연중 ‘최고치’
건설업계 불경기 여파로 법원경매에 나오는 중장비 물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이 2008년 이후 경매에 부쳐진 건설용 중장비 물건(이하 중기) 3천290개를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에만 393개의 중기가 경매장에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37개)에 비해 65.82%(156개) 늘어난 수치다.
월별 물건 수는 1월 70개, 2월 64개 등으로 줄어들면서 3월 51개로 저점을 찍은 후 건설업계 위기가 본격화된 4월부터 다시 늘었다. 지난 6월에는 84개가 나오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금융위기가 닥친 직후인 2009년 상반기 중기 물건 수는 529개로 최근 5년 간 가장 많았다. 같은 해 하반기에도 354개의 물건이 추가로 나와 경기 상황과 중기 경매물건 수가 반비례했다.
이처럼 중장비가 불경기마다 경매에 나오는 것은 중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건설사들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사가 보유한 중기는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지만 개인이 보유한 중기는 불러주는 곳이 없어 대출금 상환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처럼 중장비가 경매에 나와도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인천에서 경매 청구된 덤프트럭 물건은 1억1천500만원의 감정가로 법정에 나온 이후 2회 유찰되며 반값으로 떨어졌다. 이 트럭의 경우 채권액이 9천100만원으로 이미 채무변제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다.
부동산태인 박종보 연구원은 “중장비 물건이 올 상반기 들어 급증한 것은 건설업계 불경기 여파 때문”이라며 “건설물량 축소로 개인 사업자는 물론 건설사 소유 중장비까지 경매장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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