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도 있고, 작약도 있고, 해바라기도 있고, 국화도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야생화는 앙증맞으면서도 귀엽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들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경인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제1전시실에서 열리는 ‘봄의 향연전’이다.
찌는 듯한 더위속에 ‘웬 봄?’ 할 수도 있지만 전시를 마련한 단체 이름이 ‘봄의 향연회’로 올해 아홉번째 정기전이다. ‘봄의 향연회’는 용인서 작업하는 서양화가 김영란씨의 제자들로 구성된 수채화회로 지난 2002년 창립됐다. 전업주부도 있지만 직장인들이 대부분으로 시간나는대로 들꽃을 찾아 산과 들로 스케치 여행을 떠나고, 매주 1~3회 화실에 모여 꾸준히 작품활동을 한 끝에 완성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 전시에는 33명의 회원이 나뭇잎 하나, 꽃잎 한 잎, 때로는 스치는 바람 한 점조차도 고요히 바라보며 그린 우리 들꽃과의 어울림을 선보인다.
이정애의 ‘속삭이는 햇살처럼’은 작가가 어릴 적 마루에 앉아 바라보던 할머니댁 담벼락 아래를 떠올리며 그들만의 속삭임을 화폭에 담아냈다. 쳇바퀴 돌 듯, 기계에 갇힌 듯한 일상에서 유년의 흔적을 찾을 수 있게 한다. 홍승화의 ‘물안개’는 변덕과 진심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수국을 변해가는 꽃잎의 색깔과 그 꽃잎을 돋보이게 하는 단순한 초록잎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꽃을 감싸고 있는 꽃잎을 통해 사람들과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마음을 조심스레 드러내고 있다.
정현미는 보라빛의 수국 한송이를 크게 확대해 캔버스에 시원스레 담아냈으며, 해를 향해 꽃을 피우는 해바라기를 그려낸 이주향 ‘합창Ⅱ’, 연잎과 꽃받힘의 어울림을 은은하게 표현한 오향숙의 ‘생명을 품다’ 등 생명과 자연을 표현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다.
정현미 회장은 “수채화에 꿈을 싣고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회원들의 작품이 삶의 감동으로 다가가 또 다른 이들에게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02)733-4448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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