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蓮이 솟아나고 있다.
이슬을 신호 삼아
한 송이 또 한 송이
안개 짙은 오늘은 한꺼번에 얼굴을 펴 준다.
축축하고 낮은 곳
어둠의 습지에서
꼿꼿하게 몸을 세우고
미소로 고개를 내민다.
긴 목마름에 지치던 시절
가늘게 휘어지던 종아리,
먹먹한 통증으로 오던 그 때에도
다시는
땅속을 보지 않으리라 다짐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결한 모습은
이미 달라진 세상
생명의 기쁨으로 새 날을 찾아
희망처럼 나그네를 머물게 한다.
채명화
전북 군산 출생
<동양문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수원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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