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하의 냠냠독서] 작가의 뜨거운 열정이 담긴 책 두권

어느날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잘 풀리지는 않지만 계속 풀고 싶었고, 풀릴 것 같은 생각에 골몰하며 문제풀이에 집중했다. 그 때 문제를 다 풀고 일어나니 서너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려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무언가 열중하다가 시간이 지나간 기억이 있다면, 그 일은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일일 것이다. 아니라면 꼭 해결하고 싶은, 마치고 싶은 강한 열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가렛 미첼(1900~1949)여사와 최명희(1947~1998)작가도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이 두 분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혼불’이라는 장편을 한 편씩 남기고, 짧고 굵은 생을 살다 가셨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남북전쟁과 전쟁 후의 재건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그녀는 1925년 결혼 후부터 1936년까지 10년이 넘도록 이 작품에 전념했다. 과연 그녀가 이 원고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끝내 완성시킨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최명희의 ‘혼불’도 1980년 등단 이듬해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혼불’(제1부)이 당선돼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월간 ‘신동아’에 ‘혼불’ 제2∼5부를 연재했으며, 1996년 12월 제1∼5부를 전10권으로 묶어 완간하였다. 이 또한 역사소설로 1930~40년대 전라북도를 배경으로 당시의 양반사회와 평민과 천민의 삶이 관혼상제를 비롯, 풍속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들은 왜 이 한편을 완성하기까지 펜을 놓지 못했을까! 그리고 이 한편에 얼마나 많은 혼신의 힘을 실었기에 죽음에 이르렀을까.

팔십까지 보장된 삶과 마흔의 명예로운 죽음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잠 못 드는 이 여름, 마가렛 미첼여사와 최명희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대화해 보자. 그리고 올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을 닮아보자.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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