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전셋값 ‘꿈틀’ 세입자는 ‘비틀’

분당·일산·동탄 등 상승 두드러져… 집값 하락에 집주인들 ‘재계약’시 인상 요구

분당의 전세아파트에 사는 신모씨(38)는 최근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3천만원이나 올려달라고 요구해 고민에 빠졌다.

이사를 하려고 해도 전세 품귀현상으로 인근에서는 현재 시세와 비슷한 전세 아파트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씨는 “매번 계약할 때마다 전세가격이 뛰고 있다”며 “전세 물량도 예전 만큼 나오지 않아 결국 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올려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도내 아파트 전세값이 벌써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전반적인 주택거래 비수기임에도 동탄,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아파트 전세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16일 도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 되지 않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지역 집주인들이 재계약 과정에서 세입자들에게 수천만원씩 보증금 인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동탄 반송동 아파트 전세가격은 8월 첫째주 현재 3.3㎡당 676만원으로 지난달 말 3.3㎡당 656만원에 비해 한주 동안 2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달 2억7천만원에 전세 계약한 동탄 솔빛경남아파트 공급 152㎡는 최근 3억 2천만원에 거래됐으며, 올 초 전세금이 최저 2억원까지 떨어졌던 시범 한빛 2단지 삼부르네상스 공급 109㎡는 최근 2억 6천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분당 정자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인근 판교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분당의 전셋값이 많이 하락했다”며 “최근 재계약 과정에서 집주인들이 주택 대출금 상환 등을 위해 재계약 때 3천만~4천만원씩 높여 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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