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에 무너지는 ‘중견 건설사’

올해 법정관리·워크아웃 신청 업체 ‘벽산건설’ 등 7곳… 경기·인천지역 건설업계 위기감 ‘고조’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주택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중견건설사가 잇따라 법정관리·워크아웃되면서 경기·인천지역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일부 대형 건설업체만 살아남고 중견·중소업체는 모두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을 비롯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내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업체는 21개에 이른다.

올해 들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회사는 벽산건설, 풍림산업, 삼환기업, 남광토건, 우림건설, 극동건설(이상 법정관리), 삼환까뮤(워크아웃) 등 7개사로 전체 구조조정 건설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중 5월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풍림산업을 제외하면 나머지 6개사가 모두 6월 이후 줄줄이 무너졌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은 파주 당동, 용인 죽전 등에서 주택사업을 벌이다 미분양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결국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벽산건설과 풍림산업도 주택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수도권 시장 침체로 된서리를 맞았다.

상위권 대형 건설업체들은 플랜트와 수처리 시설 등 첨단 고부가가치 건설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한데다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해 국내 시장의 부빈을 만회하고 있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내수시장에 집중돼 회생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수원의 한 건설사 대표는 “주택 경기가 호황을 누릴때 각 건설사들이 높은 이윤을 취하며 영원히 승승장구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라며 “대형 건설사 이외에는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라면 향후 5년이내 전체 건설사 수가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사정이 조금이라도 어려운 업체들은 대부분 정리되는 분위기에서 다음 차례는 어떤 회사가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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