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들인 교통정보시스템 ‘무용지물’

송수신장치 고장 잦고 GPS 범위도 오류 많아… 인천택시 절반도 사용 안해

인천시가 1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통합교통정보시스템(UTIS) 상당수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18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16억원을 투입해 지역 내 각종 교통정보를 수집하고, 운전자에겐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수도권의 교통상황과 화상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UTIS가 탑재된 내비게이션을 개발했다.

시는 2009년 브랜드콜택시(2천500대) 등 총 3천44대의 택시에 UTIS를 설치해 지역 곳곳을 누비는 택시로부터 교통정보를 얻고, 택시는 주요(고속)도로의 실시간 교통상황을 알 수 있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3년여가 지난 현재 내비게이션 내 UTIS 상당수가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UTIS의 송수신장치(OBE)가 고장이 잦아 지역 내 택시에 설치된 내비게이션 중 절반이 UTIS를 실행하는 아이콘이 붉은색으로 비활성화(활성화시 파란색)되어 있는 등 작동되지 않고 있다.

UTIS가 작동하지 않다 보니 도로 CCTV 영상은 물론 문자정보, 소통정보, 각종 사고 등 돌발상황 메시지 출력 등 모든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더구나 내비게이션의 지도가 구형이고 GPS 범위도 오차범위가 10m에 달하는 등 오류가 잦아 아예 일부 택시기사는 별도의 내비게이션을 설치해 2개의 단말기를 달고 운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택시 등을 통해 얻는 교통정보 수집률이나 UTIS와 내비게이션 사용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등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 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UTIS를 개발해 놓고도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데이터가 엉키면서 종종 UTIS 단말기가 고장이 난다. 지정된 업체에서 수리를 받을 수 있는데, 택시 기사들이 수리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내년 초까지 교통안전공단 등과 함께 수집률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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