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默音

시월의 끝자락

그가 나를 불러

만산홍엽으로 피게 하다

저무는 골짜기 하산 길을

목마름으로 붉어지는

노을녘

계곡물 따라 낮은 목소리

함께 흐르고

골이 깊으면

함께 깊어지는 어둠

불면으로 뒤척이는 치악의 갈피 속에

가을을 두고

돌아와 일상 앞에 다시 앉으면

소리, 없다

다만 젖어들 뿐

 

김애자

강원 춘천 출생.

<시대문학> (수필), <예술계> (시)로 등단.

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수원시인협회 부회장.

수원詩낭송가협회 부회장.

수필집 <그 푸르던 밤안개> <추억의 힘> ,

시집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김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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