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비용 아끼려 도매시장 갔다 기절초풍

金배추金무… 손 떨리는 김장 김치 한 포기 1만원 꼴

“김장 배추값이 일 년 만에 두 배도 더 올랐으니 무서워서 김치 담그겠습니까?”

15일 오전 10시께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주부 Y씨(56)는 배추ㆍ무 등 김장재료를 살펴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김장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요량으로 도매시장을 찾았지만 재료 값이 예상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이다.

지난해 3천원이면 충분했던 배추 한망(3포기)은 8천원이 넘었고 10개들이 무 한봉지도 6천원대에서 1만6천원으로 급등하는 등 대부분의 김장 채소값이 일 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겨울 이곳에서 배추 50포기와 무 30개를 비롯해 대파, 쪽파, 마늘, 생강, 미나리, 굴 등 김장재료를 구입하며 20만원도 채 쓰지 않았던 Y씨는 올해는 40만원 안팎으로 두배이상을 지출해야 할 형편이다.

Y씨는 “지난해 배추가 싼 편이긴 했지만 일 년 만에 두 배, 세 배씩 값이 뛸 줄은 몰랐다”며 “새우젓, 고춧가루 비용까지 고려하면 김치 한 포기당 만원 꼴이다”고 혀를 찼다.

이처럼 배추, 무 등 김장용 채소값이 크게 오른 데다 파, 마늘 등 양념값마저 상승해 올해 김장비용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한 포기 1만원 꼴 파•마늘 등 양념값도↑

이날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상품 기준 배추 한 망의 경매가는 7천800원으로 지난해 3천200원보다 2.4배 올랐고 무 10개 값은 1만5천400원으로 지난해 5천700원보다 1만원 가까이 급등, 2.7배나 비쌌다.

대파 역시 1kg 기준 2천원으로 지난해 970원보다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배추와 무 값이 지나치게 내렸던 데다 가뭄과 태풍 탓에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수급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김장재료구입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배추 20포기)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21만9천원, 대형유통업체 26만2천원으로 지난해 17만9천원, 23만3천원보다 20% 안팎으로 올랐다.

성보경기자 boc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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