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에 빌린 150억 국토부, 13년째 안갚아 매년 배당금만 챙겨가 공사 하루 이자만 2억원 국토부 “내년 예산에 포함”
국토해양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빌린 돈 150억원을 13년째 갚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처럼 공항공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서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금만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어 정부가 산하 공사를 대상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국토부에 따르면 옛 건교부는 지난 2000년 총 사업비 310억원을 들여 인천공항 개항 전 주변 해안경계 보강사업을 진행했으며, 이중 건교부 분담금 200억원을 공항공사로부터 빌렸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2006년 2월 50억원을 갚았을 뿐 나머지 150억원을 현재까지 갚지 않고 있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가 수차례 대여금 150억원을 갚으라고 시정요구했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공항공사에 대여금을 되돌려주지 않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공항공사로부터 총 2천549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가는 등 연평균 509억원씩 지급받고 있다. 빌린 돈은 갚지 않고,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금만 꼬박꼬박 챙겨간 셈이다.
현재 공항공사는 부채가 2조6천488억원으로 하루 이자만 2억여원(연간 이자 406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국토부가 공항공사에서 빌린 150억원에 대해 그동안 이자(공사채 이율 3%)만 계산해도 연간 4억5천만원이어서, 공항공사는 현재까지 58억원의 이자를 고스란히 날린 셈이다.
문병호 국회의원(민·부평갑)은 “국토부와 공항공사 모두 엄연히 독립된 회계체계를 갖춘 기관인데, 돈을 빌린 후 갚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상급기관의 횡포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국토부는 그동안의 이자까지 쳐서 하루빨리 모두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산 집행의 시급성이 떨어져서 매번 예산이 삭감됐다. 공기업 회계처리의 투명성을 위해 대여금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공항공사에 빌린 돈을 돌려주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했으며, 현재 기획재정부가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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