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10구단은 준비된 수원으로] (4) 사회인 야구 ‘매니야 나인’팀

야구사랑 열정… 신나는 ‘인생 홈런’

스포츠를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승리’를 꿈꾼다. 턱밑까지 차오른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계속 달리는 마라토너도, 피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 복서도 승리를 갈망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승리는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강자들에게는 이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고도 지는 것이 일상이 돼 버린 약자들에게 있어 승리는 ‘간절함’ 일 수 밖에 없다.

지난 2011년 9월, 40대 중반의 67년생 ‘야구 매니야’ 9명이 모여 창단한 사회인야구팀 ‘매니야 나인’에게 있어서도 승리는 ‘간절함’ 그 자체였다.

20대 후반에서부터 30대가 팀의 주축을 이루는 것이 보통인 사회인야구에 4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늙다리(?) 야구 초짜들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니 쉽사리 이기지 못할 거란 예상은 했다.

하지만,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그처럼 어려운 일일 줄은 정말 몰랐다.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못지 않게 뜨거웠지만, 운동 부족으로 둔해진 몸은 의욕만큼 움직여주질 않았고, 잦은 술자리와 흡연 등이 빚어낸 ‘저질 체력’은 조금만 뛰어도 숨을 가빠지게 만들었다.

결국, 매니야나인은 지난 1월 처음 참가한 사회인 야구리그에서 ‘7전 전패’라는 화려한(?) 성적을 거두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좋아하는 운동 직접 해보자’

40대 주축 15명 의기투합

사회인 리그 첫 참가 ‘7전 전패’

‘1승이라도…’ 오기발동 맹훈련

올 리그 4위로 결승진출 이뤄내

수원 10구단 창단 힘 보태려

팀구호도 ‘10구단 파이팅’으로

오기가 발동했다. ‘단순히 술자리를 갖기보다는 공통의 취미인 야구를 통해 건강과 친목을 함께 도모해보자’는 취지로 결성한 팀이었지만, 승리를 향한 간절함은 더해만 갔다. 결국, 매니야나인은 매주 토요일마다 실시하는 훈련 강도를 배로 늘리는 한편, 자비를 모아 동계 훈련을 실시하며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섰다.

40대가 주축이 된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팀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야구를 해보고 싶었지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40대 언저리의 회원 몇명도 팀에 합류하며 팀규모도 15명으로 늘었다.

김상만 회원은 “창단 당시 9명의 친구들 모두 ‘그렇게 좋아하는 야구, 보지만 말고 우리가 직접 해보자’는 마음뿐이었지만 경기를 하는 족족 지다보니 승부욕이 생겼다”면서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연습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승리를 향한 간절함은 매니야나인의 전력을 180도로 바꿔놨다. 훈련을 거듭하면서 둔했던 몸이 조금씩 말을 듣기 시작했고, 에러를 연발하던 팀워크도 점차 안정돼갔다.

결국, 매니야나인은 지난 3월 사회인야구 하계리그에서 레이더스 2008을 8-7로 누르고 감격적인 1승을 달성했다. 자신감을 얻은 매니야나인은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 13개 팀이 겨루는 리그에서 4위에 오르며 결승리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비록, 4개 팀이 겨루는 결승리그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매니야나인의 멤버 15명 전원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

리그를 마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 매니야나인은 지난달부터 팀 구호를 “10구단, 10구단 파이팅”으로 바꿨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뒤늦게 사회인 야구에 도전장을 던진 수원 출신의 야구 매니아들로 이뤄진 팀 다운 구호다.

최종일 매니야나인 감독은 “수원 출신의 야구매니야들로 구성된 팀인 만큼 수원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서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용기내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매니야나인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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