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맹씨행단(孟氏杏壇)

<강호에 봄이드니 미친흥이 절로난다 탁료계변에 금린어 안주로다 이 몸이 한가해옴도 역군은이 샷다> 벌써 눈부신 서설이 겨울을 재촉하는 즈음, 강호사시사의 맹사성 고택을 찾았다. 오래된 느티나무 가지에 흰눈이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맹사성이 심었다는 600년 은행나무는 그의 청백리 정신처럼 오늘도 곧게 섰다. 행단(杏壇)은 은행나무의 지칭 외에도 후학을 가르치며 공부하던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최영장군이 살던 맹씨 고택은 가장 오래된 민간인의 집이라는데 가치를 두지만, 장군이 맹사성을 어릴 때부터 눈여겨 오다가 손녀사위로 들인 후 이 집을 물려주었다는 유래도 뜻 깊다. 소타기를 즐겼고 옥피리를 만들어 불었다는 그의 소박함은 화장실의 클래식 음악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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