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 뿌린 염화칼슘, 독이 되어 돌아온다

눈길 염화칼슘 ‘폭탄’… 환경오염 비상

잦은 눈에 비축분 수천톤 무차별 살포

가로수 저항력 떨어지고 하천 오염 우려

천연제설제는 단가 높아 외면… 대책 시급

27년만의 한파와 폭설로 일선 지자체들이 제설작업을 하면서 염화칼슘을 무분별하게 살포, 하천 및 토양 등 환경오염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자체들이 추가적인 제설용품 구입에 있어서도 비용문제를 들어 천연제설제의 사용을 배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6일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올 겨울 유독 많은 눈이 내리면서 수 천t의 염화칼슘을 제설작업을 위해 주요 도로에 살포했다.

수원시는 비축해 둔 5천300t의 염화칼슘을 지난 12월에 모두 사용했으며, 안산ㆍ부천시도 각각 4천100t, 2천411t을 뿌렸다.

용인시와 성남시도 각각 6천700t, 6천300t의 염화칼슘을 제설을 위해 살포했다.

염화칼슘이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살포되면서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이 사이에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경기환경연합은 염화칼슘이 도로에 과다하게 살포되면 도로의 형태를 변화시켜 포트홀(움푹파인 구멍)등을 유발해 사고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주변에 식재된 가로수나 시설물 등에 흘러 들어갈 경우에는 양분과 수분의 흡수를 어렵게 해 수세약화 및 병충해 저항력 약화 등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염화칼슘이 하천으로 유입되면 일부 독성으로 인해 수질의 오염을 유발하며, 조류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염화칼슘 사용이 필요하다는 것은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무분별한 염화칼슘 살포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염화칼슘은 기관지 등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살포된 염화칼슘이 신발이나 옷에 묻어 호흡기로 흡입되면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소화기 내과 문윤재 전문의는 “염화칼슘이 기관지에 들어 가면 염증을 일으키고 호흡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외부에서 근무하는 시민들은 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일선 지자체는 추가 확보할 제설용 역시 천연제설제를 꺼리고 있다.

친환경제설제의 경우, 일반 염화칼슘보다 t당 12만원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1월 말까지 추가로 2천200t을 확보 예정이지만, 이 중 290t만이 친환경제설제로 대체될 계획이며, 안산ㆍ부천ㆍ용인ㆍ성남시 등도 2천~4천여 t의 제설용품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지만 친환경제설제 구입 계획은 없거나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염화칼슘 사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때문에 현재로선 마땅한 방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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