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강남발 부동산 가격 폭등의 광풍이 전국을 휘몰아쳤다. 그야 말로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1천만원씩 올라있는 정도였으니 현장에 몸담고 있는 중개업자로써도 감당하기 힘든 기현상 그 자체였다.
그러나 6년여가 지나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긴 침체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올 줄 모르는 상황에 애가 타기만 한다.
광풍의 주역이었던 강남의 재건축을 비롯해 이에 편승한 각종 재개발, 뉴타운 사업이 수익성 악화로 사업 포기를 고민해야 할 정도라니 그야 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ㆍ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라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 볼 정도로 바뀐 것을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과연 집값이 언제 오르느냐?” 와 “언제 집을 사야 하느냐?”이다.
이럴 때마다 필자는 지난 2006년 필자가 직접 겪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답을 드리곤 한다.
퇴근시간 무렵 130㎡ 규모의 아파트를 찾는 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5억 5천만원에 매물로 나온 주택을 소개하자 잠시 후 방문한 사람은 의외로 미혼의 젊은이였다.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는 장세에 편승해 투자를 해 보겠다고 나선 분이었는데 보자마자 바로 계약을 하고 융자를 3억 받아 잔금을 치렀다. 그런데 잔금시까지 약 5천 만원이 더 올라 잔금지불때 매도인이 서운해 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최근 매수자가 된 젊은이가 그 집을 월세로 내 놓겠다며 전화를 했는데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현재 매매 가격이 3억6천만원에 거래될 만큼 떨어졌으니 어찌 전화를 편히 받을 수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집을 샀지만 지금 편하게 만나는 매수자도 있다.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두개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대형 아파트를 구입한 고객이다.
집값이 오를 시점과 구입시점을 묻는 고객들게 이같은 애기를 하면 대부분 웃고 돌아가신다.
현재 부동산 가격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독자들게도 이런 말씀을 드려 본다.
몇 천만년 전에 원시인들이 집을 처음 만든 목적은 추위와 더위, 맹수들로부터 보호 받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2013년을 사는 우리에게도 영원히 유용한 개념이 아닐까?
집을 투자의 개념으로 구입하려고 하는 분들께는 지난 2006년을 생각해 보시라고 권한다.
집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고, 주거의 대상이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집을 구입하면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박찬국 수원 탑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수원 팔달구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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