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80억원 쏟아 부은 ‘학력향상 선도학교’ 알고보니…

기껏 보충수업 하려고… ‘기대 이하’

인천시교육청이 2년간 80억원을 쏟아 부은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이 사실상 보충수업 수준에 그치면서 학력향상 효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교육청은 6일 인천시의회에서 인천시와 함께 지난 2011년부터 10개 학교를 선정해 학교당 연간 4억 원을 지원한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 중간평가 보고회를 개최했다.

외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중간평가위원회(평가위)의 평가는 ‘기대 이하’ 수준이었다.

평가위는 이들 10개 학교가 지난 2년간 985개의 프로그램을 운영, 지나치게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정작 대부분이 기존 프로그램들과 차별성과 참신성을 찾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학교당 무려 연간 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이를 프로그램 개발 및 연구비 대신 교문 수리, 급식실 확충 등 학력향상과 연관이 없는 시설공사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로그램이 수준별 수업이 아닌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집중 구성, 기초 학력 향상 프로그램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 비춰본 학력 향상 효과도 기대에 못 미쳤으며, 애초 기대했던 우수학생 유치율도 일반고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결국, 대부분 방과 후 수업으로 운영되는데다 인근 학교에 끼치는 영향도 미미해 2014년 이후 사업이 종료되면 ‘단발성 이벤트’로 끝날 우려까지 제기됐다.

노현경 시의원은 “진학용 스펙 쌓기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으로 수십억 원을 투자하고도 그저 그런 학교가 대부분”이라며 “응급처방 격인 이번 사업 없이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당연한 만큼 정상 교육과정으로 흡수하기 위해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대단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프로그램이 자리 잡으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적된 부분을 개선해 앞으로 2년간 더욱 내실있게 사업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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