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남양주시의회 파행 속이 보인다

유창재 남양주 주재 부국장 cjy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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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개회한 남양주시의회 제202회 임시회가 개회 이틀만인 15일 전격 폐회했다.

지난 1991년 남양주시의회 개원 이래 사상 처음으로 개회 이틀만에 폐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개회일인 14일 이석우 시장의 시정연설만이 실시됐을 뿐이다.

폐회 배경에는 남양주시 부정부패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와 부실시공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 8명이 이석우 시장의 재의 요구에 대해 자신들이 마련한 제3의 특위안이 이번 임시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자 이를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의원들은 일단 폐회를 해놓고 대화를 시도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의 파행으로 ‘남양주시 관급공사의 체불임금 방지 및 하도급업체 보호 등에 관한 조례안’ 등 민생현안들이 다음 회기로 넘어가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지난해에도 시의회 파행으로 각종 조례안이 제 때 처리되지 못해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사태를 빚고 있는 시의원들을 향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우선 야당 시의원들이 주장하는 특위구성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들이 너무 억지라는 것이다.

더욱이 시민들은 의장단 선거 때부터 본인들의 의지대로 안되자 집행부에 화살을 돌려 발목잡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말없는 다수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의회의 꼴불견 작태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들은 대의기구로서 의원들이 성실히 본분을 수행해야 함에도 정쟁만 일삼고 있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을거면 ‘옷을 벗어야 한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의회는 폐회로 시간을 벌면서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추후 임시회 일정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석우 시장의 재의 요구에 맞선 ‘제3의 특별위원회 조사계획서’에 대한 상정·처리를 두고 대립 중인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하기란 지금으로선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야당 의원들의 순수성이 이미 드러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유 창 재 남양주 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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