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中 산둥성 영성시 항로 개설의 전망과 숙제
인천 백령과 중국 산둥성 영성시를 잇는 바닷길이 열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령~영성 항로가 뚫리면 뱃길로 3시간 만에 중국에 닿을 수 있고 백령도에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 서해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물류특구로 성장할 수 있다.
반면 먹을거리, 즐길 거리, 숙박시설 등 관광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백령도에 항로만 개설한다고 관광지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본보는 백령~영성 항로 개설의 장밋빛 전망과 숙제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백령, 중국을 품고 제2의 제주도로
인천 백령~중국 영성을 잇는 뱃길이 빠르면 올해 상반기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4~6월께 인천 백령 용기포항~중국 영성 용안항 항로 개설을 논의하는 한중 특별해운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중국 측과 지난해 11월 열린 한중 해운회담에서 항로개설을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한 뒤 중국 측 정부와 한국 정부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연말로 예정된 공식 해운회담에 앞서 특별회담을 열기로 했다.
특히 중국 측 사업자로 영성 용안항에 민자부두를 소유하고 있는 서하구그룹이 나서면서 항로 개설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시는 항로가 개설되면 300~400명 승선이 가능한 고속 페리를 투입할 예정이다. 3~4m로 파고가 높아도 운항할 수 있고 백령에서 영성까지 2시간 30분~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시는 백령도에 면세점을 유치하고 호텔(카지노 등) 등 숙박시설과 미술관, 휴양시설, 먹을거리 등 관광시설을 건립하면 일일 최대 1천여 명의 중국인과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는 백령지역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면 서해 5도를 평화관광지대로 조성하거나 남북 중계무역도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시는 백령도에 제주도처럼 무비자입국 제도를 도입하거나 선상 비자발급 제도 등을 추진해 관광 편의를 높이고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장밋빛 전망
항로 뚫리면 뱃길로 3시간 ‘관광 큰손’ 중국인 유치 쾌청
면세점 유치떮비자면제도 추진 서해대표 관광떮물류특구 예약
잿빛 우려
로켓떮핵실험 등 ‘분쟁의 바다’ 中 “자국민 안전보장 어렵다”
남북관계 경색이 최대 걸림돌 일부 불법체류자 양산 우려도
■ 장밋빛 전망에 가려진 잿빛 우려
백령~영성 항로개설은 가시화되고 있으나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우선 긴장상태가 이어지는 남북관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해운회담에서 남북관계 경색으로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논의를 보류했다.
또 면세점 설치나 백령도 비자자유지역화도 아직 불투명하다. 박상은 국회의원이 백령도 면세점 설치 방안을 추진했으나 수년째 제자리만 맴돌고 있고 법무부는 불법체류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무비자 적용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특별법 등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비자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백령지역 내 호텔 등 숙박시설, 먹을거리, 관광상품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단시간 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항로를 개설한 뒤 곧바로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순 없지만, 장기적으로 백령도를 평화관광지로 키우는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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