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大· 컨사바토리 송도 유치 '문화·교육 교류' 물꼬

푸틴 초청으로 러시아에 간 송영길 인천시장

송영길 인천시장이 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만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컨사바토리(음악원) 인천 유치를 협의하는 등 본격적인 교육·문화 교류 추진에 나섰다.

세계 최고 수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과 컨사바토리가 인천에 들어오면 미국 뉴욕 주립대 등과 명실상부한 글로벌 캠퍼스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의 대 러시아 교육·문화 교류 추진 방향과 기대효과 등을 살펴본다.

송 시장은 이번 방문에서 한국과 러시아 간 경제 협력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아 인천과 러시아 간 문화 교류가 한국과 러시아의 국가적 외교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도 함께 분석한다.

송 시장은 지난 8일 러시아 크레믈 궁 대통령 집무실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송도 분교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컨사바토리 유치 문제 등을 협의했다.

송 시장은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모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이 송도 글로벌 캠퍼스에 들어서면 인천과 러시아는 물론 아시아의 젊은이가 교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도 상트페테르부르크 분교가 송도에 설립되면 양국 간 문화·학문 교류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송 시장은 러시아 내 권력 서열 3위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블라드미르 메딘스키 문화부 장관도 흔쾌히 상트페테르부르크 컨사바토리의 인천분교 유치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과 실무 접촉 협의를 준비하는 등 교육 분야 교류에 나설 계획이다. 시는 먼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컨사바토리 유치를 위한 실무 접촉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교류 준비에 착수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과 컨사바토리가 송도에 들어오면 미국 뉴욕 주립대 등과 명실상부한 글로벌 캠퍼스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과 컨사바토리의 개교 첫해 총 학생 수(1학년)를 500여 명으로 추진하고, 정원의 20%인 100명 정도는 러시아와 외국 학생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시는 송도 상트페테르부르크 분교에서 공부한 러시아 등 외국 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인천을 알리는 민간 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문화 분야로는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 볼쇼이 아카데미의 교류도 추진한다. 시는 인천아트플랫폼과 볼쇼이 공연 유치가 성사되면 인천의 국제도시화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송 시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아나톨리 익사노프 국립 볼쇼이 아카데미 대표 관장을 만나 인천과 볼쇼이 간 문화교류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시는 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세계적 박물관인 에리미타쥬 박물관 소장품의 인천 전시회도 추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가 자랑하는 우주 항공분야와 첨단 과학기술, 기초과학 기술 분야의 과학자들과 국내 대기업 연구소 간 기술연구협력 가능성도 타진하기로 했다.

시는 1904년 러·일 전쟁에서 자폭한 러시아 순양함 바랴크(varyag)호 장병의 넋을 기리고자 연안부두에 설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설치된 ‘인천광장’을 통한 도시 간 교류도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

송 시장은 “인천이 한·러 관계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인천시민이나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인천과 러시아의 역사적 인연

송영길 인천시장은 러시아 크레믈 궁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평화 우호 훈장(오르진 드루쥐브이)을 받았다. 훈장 수여 장면은 러시아 국영 TV 생중계를 통해 전 지역에 전달됐다.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크레믈 궁으로 초청해 훈장을 수여하는 장면을 TV로 생중계하고, 티타임까지 갖는 일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중에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송 시장에 대한 이 같은 특별 대우는 러시아 순양함 바랴크(varyag)호 깃발로 이어진 인천과 러시아 간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인천시는 지난 2010년 인천 시립박물관에 보관 중이던 바랴크호 깃발의 러시아 임대를 승인했다. 러시아에 도착한 바랴크호 깃발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등 5개 주요 도시를 순회 전시하면서 러시아 전역에 인천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인천시는 러·일 전쟁 100주년인 지난 2004년 러시아가 인천 연안부두에 바랴크 함대 병사의 추모비를 건립할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인천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설치된 ‘인천광장’의 확장 공원화 사업도 올해 상반기 중에 진행된다.

러시아는 인천의 녹색기후기금 유치(GCF) 에도 협력했다.

한편, 러·일 전쟁 당시 제물포항을 빠져나오던 러시아 순양함 바랴크(varyag)호는 일본 함대의 기습 공격을 받아 수세에 몰렸지만, 백기를 올리는 대신 자폭을 선택해 승무원 557명 가운데 37명이 전사하고 190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해군이 자랑하는 ‘절대 항복하지 않는 바랴크’의 신화와 명예의 상징으로 전해지고 있다.

류제홍기자 jhyo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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