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봄이 올까

겨우내

빈 약속으로 사는

기 죽은 하늘은

문 틈 사이 한 줌 햇살도

실낱처럼 믿고픈 초승달빛도

작은 빗방울조차도

마른 땅에 보여주지 않는다

종종걸음 꼬깃꼬깃 쌈짓돈 털어

게으른 하늘에 이슬방울로

어깨 다독여 기우제 지냈다

때 아닌 폭풍우 동반하고

엉뚱한 혼령 돌아와

창문이 멍들고

등불이 흔들린다

그리하여 봄이 오겠는가

그래도 봄은 오겠는가

 

최연숙

전남여수출생.

<예술세계> 로 등단

예술세계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밥 차리미 시인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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