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불타는 소매물도 등에 올라 등대섬을 바라본다. 바다가 푸른 숨결로 파도를 밀어내는 오후 몽돌 해안을 건넜다. 갈라진 바닷길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은하작교처럼 동실동실한 조약돌을 펼쳤다. 이를 두고 모세의 기적이라 말한다. 썰물 때 높은 지대가 노출되는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지만 가끔 인간은 과학보다 신학으로 치장하여 의미를 배가시키려한다. 소매물도는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에 선정된 섬이다. 야생화 핀 언덕길을 올라 하얀 등대섬을 만난다. 푸른 바다가 도다리 쑥국 같은 봄 향기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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