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분진처럼 날아 오르고
어머니는 벚꽃을 이고
감자를 심으신다.
無名의 바람결이
아직 여유롭지 않아
어머니의 흙발이 어색하다.
어머니는 山門에
겨울을 내려 놓으시고
길고 긴 여행에서 막 돌아온
사슴처럼
하얗게 벚꽃 피어 오르는
밭고랑을 걸어 나오신다.
밤새도록 비바람치고
불가능을 노래했던
어머니의 겨울은 가고 없다.
허리 숙여 하늘 위로
납작 엎드린 새처럼
어머니는 땅으로 힘껏 날으신다.
굵고 주름 지어진 손 마디가
육체의 길고 긴 더듬이가 되어
그 봄의 꽃가루를
바르고 계신다.
지금 어머니는 단장 중이시다.
잔약한 어머니의 등에
가슴 시리도록
하얀 벚꽃 피어 올랐다.
아, 어머니는 벚꽃이었다.
이 봄,
영원히 지지 않는
나의 벚꽃이었다.
백일장 운문부 최우수작품>
제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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