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메시지, 한국사회에 더 큰 울림 줄 것"

토월연극시리즈로 ‘부활’ 각색ㆍ연출하는 고선웅 도립극단 예술감독

고선웅(45)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은 요즘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1828~1910)와 열애 중이다. 연극 연출가 26년차, 고 감독과 톨스토이 이 두 사람의 조합은 의외다.

경기도립극단과 예술의전당은 오는 18일(토)부터 6월 2일(일)까지 ‘2013 예술의전당 토월연극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톨스토이 소설 ‘부활’을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그동안 독특한 연출어법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던 고 감독이 고전 중의 고전, ‘부활’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유행따라 할 고선웅이 아닌데 말이다.

이에 대해 고 감독은 “‘부활’은 귀족과 창녀의 이야기를 통해 정신적ㆍ육체적 타락에서 부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전은 박물관의 유물이나 화석이 아닌 오늘날에도 살아 숨쉬는 생생한 예술작품이다. 19세기말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통렬하게 비판했던 톨스토이의 단상을 2013년 오늘, 대한민국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고전 ‘부활’이 연극 ‘부활’로 무대에 새롭게 부활하는 이유다.”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이 시대, 가진 자들의 역할과 의무를 생각하게 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벌었으면 쓸 줄도 알아야 하고,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솔직히 실패하지 않았다. 돈을 벌겠다는 등 탐욕을 갖고 일하지 않았고 내 발등에 불 끄는 인생이었다. 지금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일한다.”

이번 연극 ‘부활’도 고선웅 감독이 대작을 어떻게 연극으로 풀어낼지에 대해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네흘류도프 공작 역은 뮤지컬 배우 서범석이, 순진한 처녀에서 매춘부로, 끝내 살인범이 되는 카츄사 마슬로바 역은 영화, TV, 연극 무대에서 팔색조 매력을 선보여 온 예지원이 맡았다. 특히 원작 ‘부활’에 묘사된 103명의 배역을 경험 많고 연기력이 탄탄한 경기도립극단 배우 19명을 포함해 총 26명의 배우가 연기할 예정이다. 배우 대부분이 3~9가지 역할을 숨가쁘게 소화해 낸다.

고 감독은 “연출자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아플 수 있는 권리가 없다. 배우와 스태프가 하루 10시간의 고된 연습을 견디고 있다. 어느 연극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감독은 톨스토이를 닮아 있었다. 여러 작품을 통해 인간은 자신만이 아닌 인류 전체의 행복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 톨스토이처럼 연출가 고선웅도 다수의 행복을 위해 오늘도 무대 앞에 서 있다. R석 4만원/S석 3만원/A석 2만원. 문의(02)580-1300

글ㆍ사진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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