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시네마’는 수원시미술전시관(관장 홍형표ㆍ이하 수미관)이 지난 2009년부터 경기문화재단이 제작 지원한 이동식 컨테이너 ‘내일을 여는 책방’ 1호점에서 매년 진행해 온 공공예술프로젝트의 2013년판이다.
앞서 수미관은 책방을 중심으로 예술가가 강사로 참여한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과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개선을 지향하는 매개자 교육 프로그램을 각각 실행했다.
올해에는 ‘장애인 스스로 자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더 많은 일반인이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함께 단편영화를 만드는 ‘손끝시네마’다.
시각장애인은 시각예술의 정점인 영화를 직접 제작하며 스스로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고, 이 과정을 돕는 일반인은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더 많은 일반인이 영화를 보며 편견을 바꾸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수미관 학예팀은 유석종ㆍ선명지ㆍ박정심 등 시작장애인 3명과 정승훈ㆍ김선민ㆍ김종희 등 프로덕션 소속 전문 연출가 3명, 이제희 숭의여대 영상컨텐츠학과 교수, 회사원과 고등학생 등 15명을 섭외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3월부터 시각장애인 1인을 중심으로 3개의 팀으로 나뉘어 매주 토요일 오전 10평도 채 되지 않는 책방에서 머리를 맞대고 단편영화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석종씨는 자동차 사고로 엮인 3명의 인물이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관계를 그린 극영화 ‘뿔’의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한 등장인물로 출연하는 등 각 팀이 단편영화 3편을 제작중이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시각장애인의 영화 제작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이 “국내외 영화제에 출품하겠다”고 선언하고 언론과 각종 문화예술기관에서 취재 요청을 하는 등 예술을 통한 소통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조두호 수미관 학예팀장은 “수년간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인식 개선만큼이나 장애인 스스로 마음의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손끝시네마 참가자들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희망과 꿈을 실현하고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편영화들은 오는 7월6일 오후 6시 수미관에서 열리는 단편영화제 ‘핑거팁스 시네마’에서 볼 수 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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