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진료잘하는 병원’ 인정… 2015년이후 산후조리까지 한곳에
이런 가운데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등 17개 진료과를 개설하고 포천시민뿐만 아니라 연천ㆍ가평ㆍ강원 철원 등 인근 지역 환자까지 끌어안으며 공공의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병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이 바로 그곳.
포천병원은 지난 1987년 개원 이래 지역 환자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148병상을 운영 중인 포천병원의 병상가동률이 90%를 웃도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공공의료원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포천병원을 따라올 곳이 없다. 포천지역에서 한 해 출생하는 아이는 2천명, 이 중 40%는 포천병원을 통해 세상과 만난다. 최근에는 포천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포천병원의 전체 분만율 중 20%는 다문화 아이가 차지한다.
이 같은 특화사업이 빛을 보면서 지난해에는 심사평가원이 선정한 ‘진료 잘하는 병원-산부인과 자연분만’으로 선정됐으며, 지난 2월에는 ‘상급 종합병원ㆍ종합병원 제왕절개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 기관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전국 공공의료원 중 최고의 분만율을 자랑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연분만 비율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포천병원의 산부인과 특화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모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쾌적한 진료 환경을 조성하고자 분만시설 확충, 산후조리원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기능보강 국고지원사업을 신청했다. 2015년에는 지역 산모들이 출산에서 산후조리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가 인정하고 정부가 인정한 포천병원에도 남모를 고통이 있다. 접근성이 좋지 않아 의사 초빙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 지리적 여건상 의사들이 타 의료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하지만 예산 문제상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다. 1년 내내 공고를 내도 문의전화조차 없어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포천병원은 지역민들이 의정부 또는 서울로 원정 진료를 가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양현숙 행정과장은 “포천병원을 찾는 지역민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 우리 병원을 통해 환자들이 다양한 진료 선택권을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설 보강이 완료되면 지역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진료비는 싸게 받고 치료는 잘 해주는 문턱 낮은 병원이 돼야 합니다.”
지난해부터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을 이끌고 있는 오수명 병원장은 공공의료원의 임무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오 원장은 포천병원장으로 임명받은 이후 가장 먼저 내부 규율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의사, 간호사가 출ㆍ퇴근 시간을 잘 지키지 않아 환자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직원들을 야단치기보다 환자의 중요성을 알리며 자연스럽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오 원장의 노력은 환자의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져 병원 수익을 15~20% 끌어올리고, 직원들이 마음을 한 데 모으는 성과를 얻게 됐다.
병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관사에 살 정도로 병원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오 원장은 진료과목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천은 문화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시골입니다. 남들은 오지라고 표현할 정도죠. 이들에게 의료서비스만큼은 완벽하게 제공하고 싶습니다. 흉부외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등을 추가로 개설하면 타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사라질 겁니다.”
오 원장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써 포천병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 지역엔 의료급여 환자가 많다”며 “우수한 의료진을 초빙해 좋은 진료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돈 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사를 초빙하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진료과를 폐쇄할 순 없다. 우리가 안 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간다”면서 “지역거점 공공의료원으로 환자 진료만은 충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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