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라, 여성들이여!”
최근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육아, 가사 등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늘면서 기업에 ‘여성 친화 복지제도’ 바람이 부는 데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실제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했지만, 30대로 넘어가면서 남성이 크게 앞섰다. 올해 1분기 30대 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은 55.8%로 30대 남성의 92.6% 보다 크게 낮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IBK기업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정년이 보장되는 시간제 근로자 100명 채용한다. 채용분야는 창구텔러·사무지원·전화상담원의 시간제 근로자로 정년이 보장된다. 과거 은행권에서 일하다가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끊긴 여성인력에게 가장 먼저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채용된 이들은 공단 인근과 유동인구가 많은 영업점 등 특정 시간대에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지점이나 고객센터에 주로 배치될 예정이고, 근무시간은 하루 4시간, 반일제 근무를 한다. 다른 정규직 행원에 비해 근무시간은 절반 정도지만 정규직과 동일하게 4대 보험과 휴양지 이용 등 복지서비스도 받는다.
기업은행이 경력단절 여성 채용에 나선 이유는 베테랑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해 경력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기업의 입장에선 이미 은행 일을 해봤던 인력인 만큼 곧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 주기적으로 시간제 근로자를 뽑는 것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근로자는 안심하고 일과 가정생활을 함께할 수 있다.
CJ그룹은 지난 달 13일 경력단절 여성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돕기 위한 맞춤형 인턴 제도 ‘여성 리턴십(직장복귀)프로그램’ 으로 향후 5년간 5천개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리턴십에 참여하는 여성인력들은 식품 신제품 개발(CJ제일제당), 패션제품 체험 컨설턴트(CJ오쇼핑), 문화 콘텐츠 기획(CJE&M), 웹/모바일 디자인 및 웹사이트 운영지원(CJ헬로비전, CJCGV), 운영(CJ올리브영) 등 CJ그룹 내 11개 주요계열사 총 32개 직무분야에서 근무하게 된다.
인턴 기간중 평가결과가 우수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수료자는 CJ에 정식 취업해 직장복귀를 완료한다. 특히 여성근로자에게 초과근무를 시킨 상사는 ‘경고’조치를 하고 5회 이상 경고가 쌓이면 연말평가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리턴십 케어 시스템’를 도입, 주부 근로자들의 ‘칼퇴근’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에서는 정부의 고용률 70%달성에 발맞추는 동시에 경력직원을 직무에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 앞으로 이런 움직임은 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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