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로 멋내볼까 했는데… 문신용 염료 발암물질 검출

일부 제품 ‘나프탈렌ㆍ크리센’ 허용치 1천320배 넘어
일반 공산품 분류 안전기준 마련안돼 ‘사각지대’ 방치

미용 등의 목적으로 문신 시술을 받는 이들이 연간 약 8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일부 문신용 염료에서 발암가능성 물질 등이 검출돼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한국소비자원이 내놓은 온ㆍ오프라인 판매 문신용 염료 11개 제품(국내산 2, 수입 9) 시험ㆍ검사 자료를 보면 프랑스산 사모 잉크(SAMO INK) 제품에서 나프탈렌과 크리센 총량이 유럽연합(EU) 허용치보다 1천320배(660ppm)가 넘게 검출됐다. 나프탈렌과 크리센은 발암 가능 물질로 다량 노출되면 신장ㆍ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 탈취제나 좀약으로 많이 사용하는 나프탈렌은 적혈구를 파괴해 용혈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고, 크리센은 동물실험 결과 피부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산 ‘이터널 잉크(Eternal Ink)’, ‘인텐즈(INTENZE)’ 제품에는 바륨이 EU 허용치보다 최고 485배(2만4천233ppm) 초과 검출됐다. 바륨은 피부, 눈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체내에 흡수되면 위장장애, 심전도 이상, 신경계 이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문신용 염료에 대한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고 일반 공산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안전관리가 취약하고 소관부처도 불명확해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나프탈렌과 크리센, 바륨은 국내에서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물질이다. 문신용 염료는 피부 안으로 직접 주입되므로 화장품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소비자원 측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제품 표시사항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신용 염료는 개봉 후 장기간 보관ㆍ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기간, 보관방법, 사용상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조사대상 제품 중에는 EU의 ‘영구화장 및 문신의 안전성 관련 결의’에 따른 국내 표시사항을 모두 준수한 제품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 수입 9개 제품과 국내산 1개 제품에는 한글 표시가 없어 시술자나 구입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소관부처의 명확화 ▲제품 안전 관리방안 마련 ▲제품 표시사항 개성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기술표준원에 요청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에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을 조속히 회수 조치하도록 관계부처에 건의하기로 했다”면서 “소비자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술자가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안전한 제품을 선택ㆍ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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