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잃지 않는 벌레' 플라나리아, "몸 잘라도 안 죽고 머리 잘라도…"

머리를 잘라도 기억을 잃지 않는 벌레가 등장해 화제다.

최근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연구진은 재생력이 뛰어난 플라나리아가 머리 부분을 제거해도 기억을 간직한 채로 뇌가 재생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플라나리아는 깨끗한 강이나 개울에서 생활하며, 강한 재생력으로 몸이 분리돼도 죽지 않는 특성때문에 실험 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생물학 실험 저널'에 보고된 새 연구 자료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플라나리아가 제한된 환경에서 음식을 먹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기억력을 측정했다.

연구법은 먼저 플라나리아의 습성을 바꾸는 작업부터 진행됐다. 열린 공간과 밝은 빛을 싫어하는 플라나리아를 밝고 열린 환경에서 먹이를 먹도록 훈련시켰다.

이후 벌레의 머리를 제거한 뒤 밝고 넓은 공간에 놔두자 훈련된 벌레는 뇌를 재생시키고 빠르게 적응하며 먹이를 먹었다. 기억이 즉시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훈련된 벌레는 한번 정도의 시도를 거친 후 기억을 되찾았다.

반면 훈련받지 않은 플라나리아는 같은 환경에 적응하는데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연구진들은 "플라나리아의 기억 일부가 몸의 신경기관에 저장돼 잘린 뇌를 재생할 때 이 신경기관이 새로운 뇌로 변형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벌레들이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기억을 되살리는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사례는 '익스페리멘털 바이올로지(The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생물학 실험)'지에 실렸다.

김예나 기자 yena@kyeonggi.com

사진= 기억 잃지 않는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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