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공공기관 신입사원 채용 시 서류 전형을 없애는 방안이 추진된다. 학력 등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스펙 중심 채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5일 “공공기관 신입사원 공채에서 서류 전형을 아예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시범 실시를 거쳐 2015년 전면 실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같은 채용이 도입되면 학벌, 학력, 영어성적 등에 밀려 능력이 있음에도 서류전형을 볼 기회조차 없었던 구직자들이 배제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내다본다.
이 같은 방식이 도입되면 공공기관들은 서류 전형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면접, 직무능력 평가, 인·적성 검사 등 다른 전형 방식을 정하게 된다.
‘소셜 리쿠르팅’이라고 불리는 SNS 면접은 올해 한국남동발전이 신입사원 채용 시 진행 방식이다. 지원자들은 학벌, 학점, 영어성적 등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채 인사평가관과 대화하며 자신을 소개한다. 평가관은 면접과정에서 프레젠테이션 등 과제를 내기도 하고, 특정 이슈에 대한 생각을 묻기도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스펙초월 소셜 리크루팅’ 방식을 이용한 채용을 진행 중이다. 고졸, 대졸 등 기존의 학력제한도 없앴다. 인·적성 검사 등도 생략해 스펙초월 전형을 거쳐 바로 최종면접을 보도록 했다.
하지만 기재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명확한 기준없이 실시했다가는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각 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이러한 요소를 우려하는 학생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객관적인 평가 점수가 사라져 불공정한 채용이 늘어나거나 ‘취업 오디션’ 통과를 위해 또 다른 스펙쌓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영어성적과 학점 등을 잘 쌓으면 무조건 서류시험을 통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구직자에게는 훨씬 더 까다로운 시험방식이 될 수 있지만 점수화·획일화돼 있는 스펙이 아니라 열정, 인성, 전문성 등을 갖춘 지원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학력 제한을 철폐하고 소셜 리쿠르팅으로 신입사원을 뽑고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성과와 외부기관의 연구 결과 등을 살펴본 후 연말까지 공공기관의 입사 지원제도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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