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엄마의 만 리

가쁜 숨 몰아쉬며

한 계단 두 계단

만리장성을 오르는 칠순 노구

잡은 손도 뿌리치고

한사코 어머니 혼자 가신다

살아온 날들이 습관인 듯

몸에 배인 홀로인생

젊은 날 당신 삶이

끝이 안 보이던 만 리, 만 리였음을

만리장성 앞에서

새삼 보고 싶으신가

평생 자식들 앞세우고 뒤에서

뒤에서만 따라 오시더니

오늘은 짐 될까

앞서 앞서만 가신다

박경숙

전남 영광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졸업.

<문예비전> 으로 등단.

시집 <비금도의 하루> <야생을 말리다>

한국문인협회ㆍ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ㆍ수원시인협회ㆍ수원문

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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