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밥 먹여주던 옛날이여… 자동차 정비업도 ‘인력난’

학벌 NO! 나이 NO! 한때 인기 직종

기름때 묻히는 3D인식 젊은층 ‘기피’

기능사 자격취득, 최근 5년새 33%↓

한 때 인기직종이었던 자동차 정비소 업계가 최근 인력난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가뜩이나 경기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다 관련 기술을 가진 인력마저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경영 위기에 내 몰리게 된 것.

21일 경기도내 자동차 정비업계에 따르면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정비업은 기술만 습득하면 학벌이나 나이, 자격 요건 등이 따로 필요 없이 취업이 쉽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 인기 전문 기술직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근 고학력자가 늘어나고 자동차와 관련한 다양한 직종들이 생겨나면서 자동차 정비업이 3D업종으로 인식돼 기피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 정비업을 기술 전문직으로 제대로 대우해 주지 못하는 업계 상황도 인력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증 취득 인원은 지난 2008년 1만1천840명에서 지난해 7천855명으로 5년간 33.6%나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의 자동차학과에서도 정비업 뿐만 아니라 자동차 중개업, 자동차 진단평가사 등 정비 기술이 필요치 않은 분야로 학생들의 취업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 장안구에서 소규모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0)는 “예전에는 기술직이라는 인식이 강해 월급이 없어도 좋으니 몇 달 간 일을 가르쳐 달라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기름을 묻히는 일을 기피해 소규모 자동차 정비소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소연했다.

일할 사람이 귀해지면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인력 유출이 잦은 것도 소규모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규모 자동차 정비 업계에서는 청년인턴제 등 관련 정책을 통해 자동차 정비업계를 되살리기 위한 유인책을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고용노동부의 청년인턴제는 5인 이상 사업장에만 해당돼 대부분 5인 미만인 영세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그림의 떡일 뿐이기 때문이다. 도내 한 자동차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술직을 되살리고 영세 소규모 자동차 정비업계를 살리기 위해서 정부에서 인센티브 제도나 청년인턴제 등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