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시민단체 반대속 중구 예산집행

주민들 “마을 달라져” 환영

인천시 중구의 ‘차이나타운 주변 벽화 및 동화마을 조성사업’ 이 절차를 무시해 구의회와 시민단체가 반발(본보 8월 30일 자 7면)하는 가운데 구가 이를 외면한 채 예산집행을 강행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중구 등에 따르면 구는 구청장 지시사업인 송월동 일대 낙후된 주택 벽면 등에 그림을 그리는 등 동화마을 조성사업을 위해 시비 5억 원을 구 시설관리공단에 배정, 공모절차 없이 해당 사업을 진행하자 구의회와 시민단체가 반발해왔다.

그러나 구는 이 같은 반발에도 불과 1개월 사이 예산의 ⅓가량인 1억 5천만 원을 집행한데다 미술 및 도시계획 관련 전문가의 의견이나 밑그림 없이 강행해 일부 조성된 마을 모습을 놓고 주민과 관광객의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송월동 일대 주택과 복지회관 등 10여 곳의 벽면에 색을 입힌 그림과 풍차 등의 조형물이 설치됐으며 지난 3월 시범사업 일환으로 모두 1억 1천만 원을 들여 사업을 진행한 것까지 합치면 이미 2억 6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전문가 도움 없이 비전문직인 공단 측 직원이 지휘해 사업을 강행하다 보니 일부 조성된 마을 모습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주민 P씨(71)는 “오래된 집에 알록달록 색을 입혀준 구청에 고맙다”고 반기는 반면, 관광객 K씨(42)는 “혈세를 투입한 벽화치곤 그림이 조잡하고, 들쭉날쭉 어지럽기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이제라도 공모를 진행, 전문가 아이디어와 시안 등 사업시행 전 밑그림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중구 지역에는 다양한 예술인이 활동하는데 조언조차 받지 않은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진정으로 테마를 갖추길 원하면 현재처럼 막무가내로 색칠만 하는 게 아니라 한국 전래동화, 유럽명화 등 구역을 나눠 이야기를 담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사업을 중지해 공모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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