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불꼬불 꼬불꼬불 맛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나/ 하루에 열개라도 먹을 수 있어/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좋은 라면~’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의 라면송 중 일부다. 노래 가사처럼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세계 으뜸이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봉지라면과 컵라면은 약 1천14억2천만개였으며 이중 한국이 35억2천만개를 소비했다. 중국(440억3천만개), 인도네시아(141억개), 일본(54억1천만개), 베트남(50억6천만개), 인도(43억6천만개)에 이어 세계 6번째다.
하지만 1인 평균 소비량은 72.4개로 세계 1위다.
라면의 어원은 의견이 분분하나 면을 늘려 빼는 제조법을 뜻하는 중국어 라미엔(납면ㆍ拉麵)이 일본으로 건너가 라멘이 되고, 다시 한국에서 라면으로 불리게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라면이 처음 나왔을 때 밀가루 음식이 생소했던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에 극장ㆍ공원 등에서 1년간 무료 시식회를 열었다. 하지만 1965년 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혼분식 장려정책과 싸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매력에 금방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삼양라면 이후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이 1965년 ‘롯데라면’으로 라면시장에 진출했고,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구봉서ㆍ곽규석의 광고로 유명한 ‘농심라면’ 등의 히트작을 냈다.
1970년대가 라면의 도약기였다면 1980년대는 한국 라면산업의 최고 전성기이자 격변기였다. 한국야쿠르트, 청보, 빙그레, 오뚜기 등이 라면 사업을 시작했는가 하면 ‘공업용 우지(牛脂·쇠고기 기름)’ 파동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이후 삼양식품은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큰 피해를 봤다. 1990년에는 컵라면 전성시대가 펼쳐지면서 해외수출이 본격화 됐다.
부족한 쌀 대신 서민의 배를 채워주던 라면은 현재 연간 시장 규모 2조원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그 종류만도 100여종에 이른다. 라면업계의 요즘 화두는 건강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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