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모바일 지갑

이연섭 논설위원 ys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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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려면 지갑부터 바꿔라” “소비생활이 엉망이 되는 이유는 지갑에 있다.” ‘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의 저자인 가메다 준이치로의 소위 ‘지갑론’이다. 그가 일본의 부자 700여명의 지갑을 분석한 결과 부자 지갑의 공통점은 돈을 펴서 넣을 수 있는 장지갑, 지폐는 금액 순서에 같은 방향으로 정리, 신용카드는 꼭 필요한 만큼만, 지갑은 얇게 유지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돈이 새는 지갑은 어수선한 지갑이다. 각종 카드·쿠폰이 많고, 지폐도 뒤죽박죽으로 들어있어 돈이 얼마나 있는 지 금세 파악할 수 없다.

요즘은 지갑을 들고다니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얼마전만 해도 남성들의 지갑은 뒷주머니에 넣고 의자에 앉으면 불편할 정도로 두툼했다. 현금뿐 아니라 신용카드, 명함, 신분증, 교통카드에 영수증까지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했다. 기름 넣을 때, 백화점 갈 때,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 쓰는 신용카드가 모두 따로였다.

포인트카드를 5~6장 넣고 다녀도 필요할 때는 없어서 혜택을 못받는 경우가 많았다. 결제수단이 제각각이다 보니 한달에 얼마나 썼는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최근 모바일지갑이 대세다. 버스를 탈때도, 커피를 주문할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바일지갑 앱을 활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이용자 1천521명을 대상으로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6%가 모바일 지갑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지갑에 거추장스럽게 플라스틱 카드를 넣고 다닐 필요없이 다양한 멤버십 카드와 포인트를 한데 정리해 쉽게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모바일지갑 서비스는 주로 할인 포인트, 마일리지 적립, 쿠폰 활용 등 멤버십카드를 앱 형태로 보관하는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금융권, 유통사, 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등이 너도나도 모바일 전자지갑 시장에 뛰어들면서 모바일 신용카드, 직불카드, 교통카드, 휴대폰 소액결제, 상품권 등 결제와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뱅크월렛은 은행권이 발급하는 현금카드와 충전형 선불카드인 뱅크머니를 스마트폰에 탑재해 사용하는 앱이다. 전국에 설치돼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에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갖다대기만 하면, 현금인출과 계좌이체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지갑은 간편하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이나 보안 불안에 대한 염려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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