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움미술관’ 개관한 서양화가 이해균
“오랫동안 갈망해 온 문화 생산자이자 제공자가 돼 기뻐요. 지역민을 위해 그동안 못했던 것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이 삶의 새로운 즐거움으로 떠올랐습니다.”
본보 오피니언면에 줄곧 ‘스케치 여행’ 코너를 연재해 온 이해균 서양화가의 얼굴에 미소가 만연하다. 최근 10여 년 전부터 준비해 온 ‘해움미술관(수원시 팔달구 교동)’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 화가는 이달 경기도에 아내와 공동대표로서 2종 미술관 해움미술관을 등록시켰다. 미술관 명칭은 이해균 자신의 이름 중 한 글자인 ‘해’와 단어 움트다와 뮤지움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글자 ‘움’을 합쳐 만들었다.
이 화가의 열망이 움트는 미술관이 될 이곳은 전시실(127.36㎡)과 수장고(13.60㎡), 사무실 겸 연구실(8.76㎡) 등을 갖췄다.
이미 내년 3월 공식 개관에 앞서 이 대표의 개인 소장품 120여 점 중 40여 점을 전시 중이어서 제법 미술관 분위기가 난다. 류연복, 이윤엽, 안재홍 등 유명 작가들의 평면 작품이 하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큐레이터이자 비평가로 유명한 김종길씨의 평면작처럼 기존의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도 전시 중이다.
“도심 속 미술관은 문화 소비자들에게 좀 더 빨리 다양한 문화예술을 전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죠. 앞으로 전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할 계획이에요.”
의미있는 이 대표의 계획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7월 초 해움미술관 반경 100m 이내에 개인 작업실을 둔 작가 5명으로 구성된 ‘교동창작촌’을 구성한 것이다. 이주영, 최승일, 박태균, 황보경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시민 대상 프로그램으로 인문학강좌를 마련, 26일 오후 6시 ‘윤성희의 이야기의 비밀’, 27일 오후 6시 ‘정수자의 시 속을 거닐다’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술관이 있는 이곳은 과거에는 수원시의 행정 1번지이자 문화의 중심지였는데, 지금은 모두 다른 곳으로 떠나고 낙후됐다. 문화의 변방에 터잡은 젊은 작가들과 함께 해움미술관을 거점으로 뭉쳐 이 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싶다.”
해움미술관과 교동창작촌의 어울림으로 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할 교동을 꿈꿔본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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