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예보 듣고 적절한 준비를… 어설픈 응급조치는 금물

가을산행 안전수칙 가이드

울긋불긋한 가을빛으로 세상이 물들어가면서 산을 찾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것저것 힘들고 바쁜 사회생활. 가을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경기지역에는 북한산과 관악산, 수락산, 용문산, 청계산 등 등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명산들이 많다. 하지만 한껏 가을 정취에 심취해 있다 보면 안전수칙을 무시하기 쉽다.

‘힐링’을 하기 위해 떠난 여행이 자칫 ‘킬링’이 돼 돌아올 수 있는 것. 본격적인 산행철을 맞아 행락객들이 반드시 알아야할 안전수칙과 응급조치 요령을 살펴봤다.

■ 산행 전 이것만은 ‘꼭’ 체크합시다

산행 전 기상정보 체크는 필수다. 장마는 여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례를 보면 10월을 전ㆍ후로 태풍과 집중호우가 잦았다. 이번 주말(4일∼6일)에도 여름에도 없던 태풍(피토)이 한반도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악천후일 때 산행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불시에 기상조건이 악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조난사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1년 중 10월이 가장 등산하기 좋은 달이라고 하지만 산간 지방에서는 첫서리가 내리는 조행현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일교차가 10-15도까지 차이가 있어서 등산 시 이를 대비해야 한다.

당일 코스로 산을 오를 때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이고 산에 올라야 한다. 악천후에만 대비해도 사고의 반 이상은 대비하는 것이다.

특히 방수, 방풍의류는 등산객에게는 생명줄이다. 이를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몇 겹의 옷을 껴입어도 젖어드는 습기를 막기 힘들고, 젖은 옷은 열전도가 빨라 약간의 바람에도 쉽게 체온을 떨어뜨린다. 젖어서는 안 될 것은 몸만이 아니라 배낭 속에 든 보온 의류나 여벌의류, 빵 같은 식량, 라이터 등도 젖으면 속수무책이다. 가장 확실한 것은 비닐로 이중 보호를 하는 방법이다.

추분을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밤보다 짧아진다. 특히 산에서는 낮 시간은 평지보다 더욱 짧다. 단풍 구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다 갑작스레 밤을 맞을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산행에 랜턴은 필수다. 밤에 산길은 나뭇가지를 헤치거나 바위를 잡고 일어서야 하므로 일반 손전등 보다는 헤드랜턴이 더 도움이 된다.

산에서의 낮 시간은 평지보다 훨씬 짧아 당일 산행일 경우 일찍 출발해서 일찍 하산하는 것이 안전하며, 장기 산행인 경우 야영지를 미리 선정해서 해지기 전에 야영준비를 마쳐야한다.

■ 등산 중 갑작스런 응급상황 … 이렇게 대처하라

등산 중에는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열 중의 아홉은 당황한다. 어설픈 응급처치는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킨다. 다급한 마음에 환자를 병원으로 옮길 경우 이송과정에서 자칫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것.

등산 중 가장 많은 응급상황은 ‘골절’ 사고다. 관건은 골절 부위 고정이다. 목뼈가 부러지는 등의 중상인 경우 목을 1cm만 서투르게 움직여도 생명을 잃거나 사지마비가 될 수 있으므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후 출혈부위를 깨끗한 헝겊 등으로 세게 눌러주고, 동맥출혈이라면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끈으로 동여 매주는 것도 추가해야 한다.

벌에 쏘이는 경우도 많다. 신용카드 등으로 제거하고 암모니아수를 바른다. 이때 쏘인 부위가 여러 곳이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므로 현기증, 호흡곤란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간다. 벌이나 벌레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은 냄새가 나지 않도록 싸고, 향수는 피해야 한다.

독사나 독버섯도 주의해야 한다. 독사에 물렸을 경우 흥분하거나 움직임이 많으면 피의 순환이 빨라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나 최대한 활동을 줄인다. 상처보다 근위부를 가볍게 묶고 심장보다 낮게 해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긴다. 빠른 시일 내 병원에 갈 수 없을 경우 입안에 상처가 없는 사람이 독을 빨아내야 한다.

가을철에는 식용버섯이 많이 나와 산을 찾은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맹독성을 지닌 ‘개나리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흰알광대버섯’ 등도 비슷한 시기에 나오므로 빛깔이 화려하거나 세로로 찢어지지 않고 벌레가 먹은 흔적이 없는 버섯은 섭취하지 않는 게 산책이다.

야생버섯을 먹은 뒤 메스껍고 구역질이 나거나 구토, 설사,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면 바로 먹은 음식물을 토해내고 병원으로 가는 것이 최선이다. 일반적으로 독버섯을 먹으면 짧으면 1∼2시간, 길면 6∼9시간 지나서부터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처음에는 메스껍고 구토가나며,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한다.

도소방재난본부의 관계자는 “태풍, 호우 등 기상여건을 무시한 기획등반과 안전수칙 미 준수 등으로 인한 안전ㆍ조난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상황별 응급조치 요령과 기상예보 상황을 숙지해 불의의 사고가 없도록 행락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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