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리나라 많은 지역이 도시와 시골의 혼합형인 주거지역으로서, 도시의 자가용, 시골의 경운기가 도로에 함께 다니는 것을 종종 본다.
어울리지 않는 자동차와 농기계가 도로에 같이 주행하면서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운기가 자동차와 같이 속도가 빠르다면 문제가 적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한 일인지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관으로서 감히 국민들에게 몇 마디 하려 한다.
교통사고 현장을 나가보면 차대(對)차 사고가 아닌 차와 경운기 등 농기계가 사고가 나 있는 것을 적지 않게 접한다.
대개 원인은 자동차가 앞서 주행 중인 경운기를 발견하고도 자차 속도를 줄이지 못하거나, 세워진 농기계를 아예 발견치 못하고 추돌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차량 운전자의 잘못이 크다. 그렇다고 농기계를 모는 시골아저씨의 과실도 간과할 수 없다.
야간에 야광 반사경이라도 붙여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할 것인데 알아서 피하겠지 하는 안전불감증에 사로 잡혀 살고 있는 것 같다.
수 해전부터 우리파출소에선 줄지 않는 농기계사고를 예방키 위해 반사스티커를 부착해주는 일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매번 느끼는 거지만 그들과 대화를 해 보면 그 중요성을 인식치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농민들도 이젠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리고 차량운전자들이여! 지금 밖을 보라. 논과 밭이 저 멀리서라도 보이면 어딘가 경운기도 숨어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의 전통적인 생사관이 운명이니 팔자 소관이라 하더라도 사고로 인한 사망과 불구를 어쩔 수 없는 체념과 한숨에만 기댄다는 것은 어쩐지 석연치 않은 구태의연한 모습일 것이다.
이 땅에 만연한 기성세대의 안전 불감증의 현주소는 또 어떤가! 어쩔 수 없는 신의 계시나 불가항력적인 자연조건도 아닌 우리의 의지와 실천으로 충분히 뒤바꿀 수 있는 우리들의 ‘실천 가능한 일’임에도 나에게 불행이 오기 전까지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고집을 불문율처럼 지키는 건 아닐까.
최근의 정보화추세와 지식정보사회 기반이 굴뚝 없고, 연기 없는 산업에 비견되듯이 교통사고는 총소리도 탱크소리도 없는 전쟁이 되 버렸다.
사람의 목숨이 하나이고 모든 죽음이 별다르지 않을진대 사고로 인한 사망과 강도범에 의한 죽음과 전쟁으로 죽는 일이 무엇이 다를까.
전쟁을 막기 위해 성벽을 쌓고, 강도를 막기 위해 문단속을 하듯이 교통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우리는 나 혼자 만이라도 안전을 실천해야 할 때이다.
안전에 관해 토론하고 답을 찾는 일은 이제 지났다. 나 혼자만이라도 실천하는 교통안전의식은 대단한 파급효과로 남까지 실천하도록 만들며 또한, 나 하나쯤의 안전불감 운전은 2중 3중의 사고로 이어지는 과실이전의 반사회적 범죄로도 돌변한다. 뜨거운 물이라고 알았고, 매운 고춧가루라고 알았다면 스스로 판단을 해야 마땅하거늘.. 비로소 물에 손을 데고 매운맛을 보고서야 자각하는 일은 어린이에게나 생길 법한 일이다.
가평경찰서 설악파출소 순경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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