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君)와 스승(師)과 아버지(父)는 한 몸(一體)이다’. 예전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스승을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예우했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 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교권은 무너진 지 오래고 학생들은 교사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교사의 위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회원국 중 네번째로 높지만,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존경심은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교육기관 바르키 GEMS 재단이 발표한 ‘교사 위상 지수(Teacher Status Index 201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62점으로 중국(100점), 그리스(73.7점), 터키(68점)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교사에 대한 존경심 조사에서 한국은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한다’는 응답률이 불과 11%였다. 중국은 7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터키(52%), 싱가포르(47%)가 뒤를 이었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바닥인 것은 학생들로부터 폭언·폭행 당하는 교사가 급증하는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세연 국회의원이 최근 발표한 ‘교권 침해 현황 및 사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학생에게 폭행 당한 교사가 343명에 달했다. 2009년 31명에서 2010년 45명, 2011년 59명, 2012년 132명 등으로 매년 늘고있다.
지난해 6월 일산의 한 고교에선 교사가 ‘담배를 피운 것 같으니 흡연 측정기로 측정해보자’고 하자, 한 남학생이 그 교사를 발길질로 넘어뜨리고 주먹과 발로 폭행하고 침을 뱉었다. 올해도 1학기에만 76명의 교사가 폭행을 당했다.
학생들에게 폭행 당한 교사들은 수치스러운 감정만큼이나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다. 이것이 무너진 공교육의 단면이다. 진정 대안은 없는 것인가. 이대로 지켜만 볼 것인가.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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