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종 하늘도시 치안력 당장 보강하라

인천 영종 하늘도시의 치안 불안이 심각하다. 하늘도시는 8개의 대형 아파트 단지에 1만여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신흥도시다. 지난해 7월부터 5만100여 가구가 입주해 주민이 1만3천여명에 이른다. 앞으로 입주가 완료되면 인구가 3만명에 육박하는 도시 규모다.

이처럼 신흥도시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치안 수요가 늘어나는데도 치안력은 취약하기만 하다. 경찰서는 물론 파출소조차 한곳도 없다. 영종도에는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공항지구대가 한곳 있긴 있다. 그러나 공항지구대는 인천공항과 용유지역을 제외한 영종도(1천930만㎡)대부분 지역을 관할한다. 운서동 공항도시를 비롯해 운남·운북동과 하늘도시 등 치안구역이 광활하다.

그런데다 지구대는 하늘도시와 8㎞나 떨어져 있어 사건 신고를 받고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하려면 15분 이상 걸려야 한다. 그나마 지구대 소속 경찰관 31명이 1일 3교대 체제로 실제 근무자는 하루 10여명에 불과하다. 경찰관 1인당 치안 인구가 무려 1천430명으로 인천시 전체 평균의 3배에 육박한다. 상황이 이러니 하늘도시엔 치안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치안 사각지대로 치안공백 상태나 다름없다.

지난해 하늘도시에서 발생한 범죄사건은 1천80건으로 이중 미제사건이 200건(20%)이나 된다. 5건 중 1건은 범인을 잡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뭘 하고 있느냐는 주민들의 질책이 나올 만하다. 8㎞나 떨어진 지구대의 인력부족은 결국 범죄예방 활동이 미진하고 검거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취약지역에 범죄꾼이 몰려 범죄가 빈발하고 범행수법도 대담해지는 것이다. 주민들이 치안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뒤늦게 치안부재의 심각성을 인식, 이달 초 부랴부랴 하늘도시에 치안센터를 설치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이다. 말이 치안센터이지 고작 순찰차 1대에 2명을 배치한 순찰초소에 불과하다. 순찰 중엔 치안센터는 비어 있게 마련이다. 방범용 CC TV설치도 264곳 필요하지만 설치된 곳은 43곳뿐이다. 경찰은 2015년까지 지구대 신설방안을 검토 중이라지만 도시 규모로 보아 턱도 없는 소리다. 시기도 너무 늦다. 경찰 당국이 치안 수요와 시급성을 고려치 않고 인력을 기형적으로 운영한다면 주민들의 치안불안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경찰의 기본업무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수호하는 민생치안 확보에 있음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주민이 한시도 안심하고 살 수 없는 불안한 치안 상황이 지속되면 경찰의 존재 이유가 거론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굳이 세금을 낼 이유도 없다. 민생치안은 경찰의 최우선 과제다. 당장 치안력을 보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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