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문화이음

이연섭 논설위원 ys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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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나(mecenat)’는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총칭하는 용어다. 고대 로마시대에 문화, 예술인을 지원했던 재상 마에케나스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마에케나스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시대에 정치가, 외교관, 시인으로 활약하면서 당대 예술가인 호러스, 버질 등과 친교를 맺고 그들의 예술 창작활동을 적극 후원하는데 앞장서 로마 문화의 번영에 큰 역할을 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일찍부터 기업의 문화 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져 미국의 경우 1967년 록펠러재단 주도로 기업예술지원위원회가 결성됐다. 일본도 1990년 메세나협의회가 창설, 217개사가 가입해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A&B, ABC, BCA 등 이름은 다르지만 현재 전 세계 26개국에서 30개의 메세나 관련기구가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는 1994년 삼성, 현대 등 204개 기업이 참여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발족돼 기업들의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됐다. 2004년엔 메세나 운동이 기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의미있는 운동이라는 판단 하에 한국메세나협회로 명칭을 바꿨다. 한국메세나협회는 ‘문화를 통한 아름다운 사회공헌’을 지향한다.

경기도에서도 ‘문화이음’이란 메세나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9월 ‘문화이음’ 기부 캠페인 선포식을 개최했다. 문화이음은 문화예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시대와 시대를 잇고 문화 참여의 통로를 만들어 가기 위한 ‘문화예술 기부 프로젝트’다. 문화이음의 비전은 ‘함께 나누는 감성에너지’라는 슬로건으로 온 국민이 문화로 이어지는 행복한 세상을 구현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재단은 도민들이 더 많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 및 모금 캠페인 프로그램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7일엔 재계 인사를 주축으로 한 문화예술기부 후원회 ‘문화이음 소사이어티(Society)’도 발족했다. 소사이어티는 향후 재단의 주요 전시ㆍ공연사업과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활동, 모금을 위한 다양한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하게 된다.

경제가 어렵다지만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후원은 필요하다. ‘문화이음’ 같은 기부문화가 발전해야 대한민국 문화예술도 발전한다. 문화이음 캠페인이 문화예술의 가치와 기부의 참 의미를 알리는 문화나눔 운동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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