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헤드코치와 감독

임양은 논설위원 ye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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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프로화가 역연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팀을 총괄하는 사람을 일컫는 ‘감독’이란 말도 자주 나오는데 이는 잘못된 용어다. 일본 말이기 때문이다. 이도 일제의 잔재다. 일본어인 ‘간도꾸’를 그대로 번역해 쓰고 있는 것이다. 원래는 헤드 코치(head coach)다. 각 종목의 팀에는 여러 명의 코치가 있다.

가령 야구 같으면 타격코치 외에 투구코치가 따로 있다. 축구에도 골 키퍼 전문코치가 있는 것이다. 국제 용어로도 감독이란 말은 없다. 헤드 코치라고 한다. 각종 국제대회 유인물을 보면 head coach 아무개라고 했지 director 아무개라고 하지 않는다.

코치란 헝가리 어느 소도시의 이름이다. 승차감이 뛰어나고 타기에 편한 마차를 이 지역에서 만들어 15세기 유럽의 왕후장상들 인기를 모았는데 나중에는 이 마차를 모는 마부를 가리킨 것이 결국은 오늘의 운동선수 지도자를 지칭하게 됐다고 한다. 말 4~6마리가 끄는 마차를 조종하는 덴 능수능란한 사람만이 할 수 있어 유래한 것이라고 전한다.

문제는 인식이다. 수 십년 써온 용어를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바꾸느니 외래어로 간주해 그대로 써자고할 수 있고 국제 용어인 헤드 코치로 통일하자고 할 수도 있다. 어차피 두 가지 다 우리 말은 아니다. 하나는 일본 말이고 또 하나는 영어다. 그러면 기왕 선택할 바엔 공용어를 놔두고 구차하게 ‘간도꾸’를 번역해서 쓸 필요는 없다. 습관화된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잘못된 것은 이제라도 고치는데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감독’이란 말은 다분히 위합적이고 강합적이다. 스파르타식에서 아테네식으로 옮겨가는 스포츠 세계의 신 개념에도 권위주의적인 감독이란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 선수들을 직접 이끌면서 코치들의 역량을 십이분 발휘케 하는 것이 헤드 코치의 소임이다.

임양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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