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교외선 부활

이연섭 논설위원 ys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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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은 고양시 능곡과 의정부시를 연결하는 총 길이 31.9㎞의 철도다. 1961년 능곡~가능 구간이 먼저 개통됐고, 5.4㎞의 가능∼의정부 구간은 미 군사시설 때문에 연결이 늦어져 1963년 8월20일 완전히 개통됐다. 개통 당시에는 능곡역의 ‘능’과, 의정부역의 ‘의’를 각각 따서 ‘능의선’으로 불렸다. 교외선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경의선·경원선·경부선 등과 연결돼 한강 이북의 서울 교외지역을 잇게 되면서부터다.

수도권 전철이 운행된 1974년 전까지 열차는 서울의 서부역에서 출발해 경의선의 신촌·수색을 거쳐, 능곡에서 능의선을 따라 의정부까지 이어졌다가, 의정부에서 경원선의 성북·청량리를 거쳐 용산에서 다시 경부선을 타고 서부역으로 돌아오는 순환 운행을 했다. 그러나 수도권 전철 운행이 시작되면서 교외선은 서울~성북 간으로 운행 구간이 짧아졌다.

교외선은 이용객이 줄자 적자를 이유로 2000년 관광용 증기 기관차를, 2004년에는 여객 열차를 중단했다. 여객 열차를 운행하지 않지만 교외선이 폐선된 것은 아니다. 비정기적으로 하루에 몇 차례 화물열차가 다닌다.

교외선의 벽제·일영·장흥·송추 등의 역들은 자연경관이 빼어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다. 1980~90년대에는 ‘청춘열차’라 불릴 정도로 젊은이들이 붐볐다. 교외선을 타고 MT 오는 대학생들이 많아 역 주변엔 주점과 음식점이 즐비했다.

하지만 교외선 운행 중단으로 역 주변은 손님이 뚝 끊겼고, 지역경제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1990년대 연간 100만명에 이르던 장흥유원지 방문객은 요즘 10만명으로 줄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지역경제가 파탄났다며 중단된 교외선을 부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주·의정부·고양시민협의회는 지난 17일 교외선 송추역 앞에서 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외선 전철 개통 촉구 범시민대회’를 열고 서명운동에 나섰다. 양주시는 교외선 운행 재개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 전문기관에 연구를 맡긴 뒤 결과를 정부에 보내 교외선 부활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코레일이 교외선에 하루 한 번 정도 야경열차 및 맞선열차 같은 이벤트 열차 운행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교외선의 부활로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고 지역경제도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음 좋겠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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