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DMZ 먹는샘물

이연섭 논설위원 ys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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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과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건강한 물, 좋은 물을 마시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먹는샘물의 이용이 크게 늘어났다. 2010년 기준 세계 물산업 시장규모 중 병입수시장은 12.2%로 약 65조원에 이르며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세계 1인당 먹는샘물 연평균 소비량은 33.3L로 2006년 대비 18%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초기 먹는샘물은 전량 수출을 목적으로 허가됐다. 1994년 먹는샘물의 국내 시판이 허용됐고, 1995년 먹는물 관리법 제정으로 국내시장 시판이 본격화 됐다.

국내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1995년 14곳에서 2012년 67곳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경기도가 16곳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경남, 충북 순이다. 전국의 일일 취수허용량은 3만4천739t이며, 이 중 경기도가 1만2천258t으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 먹는샘물의 국내 판매량은 2011년 347만t이며 판매액은 3천754억원에 이른다.

DMZ 인근에서 먹는샘물을 생산하는 곳은 모두 4곳(파주시 1곳, 연천군 3곳)이다. 이곳의 먹는샘물은 미네랄이 풍부한 양질의 원수인 것으로 분석 결과 나타났다. DMZ 내 지하수 매장량은 25억t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 판매량의 720배나 되는 양이다.

DMZ 먹는샘물을 남과 북이 함께 개발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있다. 경기개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DMZ 먹는샘물의 남북공동 개발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DMZ 먹는샘물을 공동 개발하면 남북협력사업 활성화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 위원은 “DMZ 먹는샘물 사업이 실현된다면 경제협력이라는 미시적 측면 뿐 아니라 남북관계라는 거시적 측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DMZ가 가진 지역의 특수성, 청정지역, 평화의 상징 등 긍정적 이미지를 활용해 먹는샘물의 해외시장 개척 및 프리미엄 워터 시장의 수출증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사업인만큼 북한에 경제적 인센티브 등 다양한 편익이 제공돼야 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공익 목적으로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먹는샘물 개발사업이 소규모 프로젝트이기는 하나 남북경협의 신모델로 북한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활용한 남북협력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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