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찾아가는 열려 있는 문화원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각 문화원의 ‘대표적인 사업의 발굴과 그것의 현재화’라는 목표를 설정, 각 단위사업이 지역문화에 어떠한 기여를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집중했다.
경기도문화원과 만나는 두 번째 기획 <시대공감> 은 두 가지의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하고자 했다. 시대공감>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이 사업을 왜 하고 있는가?’가 그것이다. 이제 마무리를 하는 시점에서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수많은 학자들이 저마다 나름의 철학과 논리로 ‘문화’를 정의해 왔다. ‘문화’의 정의가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담고 있는 함축적 의미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정의가 명확하게 하나가 아니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선택’의 문제에 봉착하게 한다.
문화의 정의가 저마다 다르고 역사는 하나의 역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처해진 환경, 신분, 분야마다 다른 관점의 역사가 존재한다. 무엇이 우리를 어렵게 하는가? 그것은 ‘선택’이라는 것이 ‘가치’의 문제라는 데 있다. 무엇을 지향하고 무엇을 지양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고, 기록이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택’과 ‘가치’는 양날의 칼이다.
‘문화원이 무엇을 하는 곳이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는다. 그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한 질문인지도 모른다. 문화원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고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잡아내는 중심에 문화원이라는 존재가 있는 만큼 사업의 성격도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열려’ 있다는 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지역의 역사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천착하는 것이 때로는 나이 들어 보이고 구식으로 보인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통과 역사를 단지 지나간 과거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한다. 지나온 세월이 때로는 암울하기도 했고, 때로는 가슴 벅찬 순간들이 존재했었다. 그런 순간순간이 모여 지금. 즉 현재가 되어 있고, 지금의 암울한 순간과 가슴 벅찬 순간들이 또 모이고 모여 미래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사회학자 뒤르켐은 ‘문화는 많은 상징들과 기호들이 이항대립으로 구성된 상징체계이다’라고 정의한다. 아름다움과 추함, 깨끗함과 더러움, 사랑과 증오, 좋음과 나쁨, 기쁨과 슬픔이 인간의 감정 구조와 가치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겪어 온 끊임없는 굴곡의 역사, 즉 문화의 이항대립이 지금의 문화를 형성한 기본적 구조가 되어 있고 그 문화적 원리와 구조가 현재의 삶의 굴곡을 경험하고 있는 젊은 세대와 이항대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지혜롭게 긍정적 방향으로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의 원리와 구조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바로 그 중심에 문화원이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가치와 대립한다는 것은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다. 과거의 가치만이 옳다고 주장해서도, 현재의 시대적 흐름이 옳다고만 주장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인정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현재화’이다. 때문에 ‘열려’ 있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현재 사업을 재점검하여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길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다양한 정책 제안을 향해 언제나 열려있으며, 현재 펼쳐지고 있는 사업의 현재적 의미를 끊임없이 고찰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대안적 문화 사업이 가능한 방법적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
아무쪼록 경기도의 31개 시, 군 지방문화원이 열린 시각과 다양한 가치의 공존이 허락되는 거대한 그릇으로, 그리고 끊임없는 대안적 성찰이 담긴 사업으로 시대와 공감하고 시대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지혜를 위하여 건배!
염상덕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시대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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