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모양 접착도구 ‘글루건’ 화상사고 빈번
초·중·고교의 미술 공작시간이나 일반 가정에서 접착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간편하게 쓰이는 글루건(Glue-gun). 권총모양의 이 기구는 영어 ‘Glue(접착제)’와 ‘Gun(총)’의 합성어로, 노즐 부위를 고온으로 가열해 실리콘 성분의 심을 녹여 목재, 금속, 천 등의 물체를 접착할 때 쓰는 유용한 공작도구다.
그러나 고온으로 가열해 사용해야 하는 특성상 글루건의 가열된 노즐(분출구) 표면이나 글루액에 손이나 발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적지 않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중 화상 정도의 파악이 가능한 41건을 분석해보니, 2도 화상이 36건(약 87.8%), 1도 화상 4건(약 9.8%), 3도 화상 1건(약 2.4%) 순으로, 글루건의 화상의 위해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글루건에는 핫멜트 방식과 쿨멜트 방식이 있다. 핫멜트형 접착제는 160℃∼190℃ 사이의 온도에서, 쿨멜트형은 90℃∼110℃ 온도에서 심이 녹는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예열 시간이 짧다는 등의 이유로 핫멜트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소비자원이 국내에 판매 중인 핫멜트 방식 글루건 2개의 노즐(분출구) 표면의 최고온도를 점검해 본 결과 A제품(표시 소비전력 15W)이 180℃, B제품(20W)이 182℃였다.
바깥으로 노출된 글루건의 노즐은 직접 가열되는 글루건의 중심 내부 부위보다는 온도가 낮지만, 닿았을 경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가열된 노즐(분출구)이 식는 정도를 확인한 결과, 화상 위험이 없는 안전한 온도인 40℃까지 식는데 걸리는 시간은 A제품이 33분, B제품 31분이었다.
핫멜트 글루건에서 가열된 후 외부로 압출되는 글루액의 최고온도는 122℃로 나타났고, 분사 후 시간별 온도를 측정(60W 제품기준)한 결과, 안전한 온도인 40℃까지 식는데 걸린 시간은 135초였다.
가열된 글루건 접착제는 열전도가 높지 않아 빨리 식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점착성이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최고 온도가 122℃까지 상승하므로 피부에 닿을 경우 심각한 화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용 후 글루건을 방치하면 주위 사람이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75건의 화상사고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글루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만 6세 미만의 영·유아 화상 사고가 40%(30건)에 달하고 있다.
2012년 4월 H군(1)은 어린이집에서 놀던 중 달궈진 글루건 끝부분을 만져 손가락을 다쳤으며, 초등학생 K군(6)은 학교에서 미술수업 시간에 글루건에 팔이 닿아서 2도 화상을 입었다. C군(8)은 글루건을 가지고 공작을 하다가 뜨거운 실리콘 액이 손등에 떨어지며 화상을 입었다.
이처럼 글루건 사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영유아 사고가 가장 많은 만큼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직접적인 사용 주체인 성인의 화상 사고도 적지 않으므로 글루건 사용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수칙을 준수 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글루건 사용 시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영유아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을 준수해야 한다”며 “근원적인 사고예방을 위해 사업자에게 제품에 화상위험을 표기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관련부처에도 안전기준 내에 글루건 노즐 및 글루액에 의한 화상 위험 관련 문구를 추가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글루건이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한다.
▲저연령층 어린이 사용 시 보호자의 직접적인 관리·감독 하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하며, 작업과 관련이 없는 영유아의 경우 접근을 차단한다.
▲사용 전 글루건 몸체, 전선, 플러그 등에 손상이 없는지, 스위치 전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글루건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상 등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열에 잘 견디는 안전장갑, 보호안경, 손 보호대, 보호앞치마 등의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한다.
▲깨끗하고 환기가 잘되며 물기가 없는 작업 공간에서 사용하고, 주변에 커튼·의류 등 가연성 물질을 제거한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뜨거운 글루건을 지탱하는 거치대를 사용한다.
▲뜨거운 글루건의 가열된 노즐을 만지거나 다른 사람을 향해 겨누지 않는다.
▲작업 중 후미의 글루심을 잡아당기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으며, 노즐을 위로 기울이거나 머리 위 높이로 글루건을 사용하지 않는다.
▲30분 이상 연속해 사용하지 않는다.
▲작업 후 충분히 냉각시키고, 글루심을 교체할 때에는 글루건이 식은 후 교체한다.
▲접착제나 가열된 노즐이 피부에 닿았을 경우 즉시 차가운 물에 최소 5분간 화상부위를 냉각시킨 뒤 응급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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