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용시장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영악화와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금융권 등에서 채용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대기업 채용… 1%대 감소 전망
올해 청년 취업시장 전망은 특히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일자리 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채용계획을 확정한 243개사의 채용 예정 인원은 3만 902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방식의 조사(3만 1천372명)보다 1.5% 감소한 수치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좋은일연구소가 지난달 중순 상위 500대 기업을 상대로 대졸 신입 공채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기업 293사 가운데 152개사가 1만 4천378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동일 기업의 전년 총 신규채용 규모(1만 4천545명)보다 1.1% 감소한 수준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실적 악화로 인력 감축에 나선 기업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기업 391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 인력 구조조정 실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기업 5곳 중 1곳(20.2%)은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채용 기상도 흐림
전체 사업체 종사자의 87%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실시한 ‘2014년 직원 채용 계획’을 보면 10곳 중 4곳(40.1%)이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정’은 14.8%였으며, ‘직원을 채용한다’고 답한 기업은 45.1%에 불과했다.
전현호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중소기업 채용은 올해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년연장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으로 기업의 비용부담이 늘어 경기가 크게 살아나지 않는 이상 사람을 더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악화에… 금융권 취업도 어려워질 것
금융권 취업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은행들의 잇따른 점포 철수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증권사들도 불황으로 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204명을 뽑은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을 100명대로 줄일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점포 축소를 반영해 다음 달 채용 규모와 시기를 정한다.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은 지난해 각각 21명, 40명을 선발했지만 올해 채용계획은 윤곽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에 입사원서를 접수하는 삼성증권은 올해 신입직원 채용을 두자릿수로 축소한다.
그러나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경기불황이 직접적으로 채용에 영향을 미쳤으나 올해는 글로벌 채용경기 역시 조금씩 회복 중이어서 어느 정도 희망적인 기대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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