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의 굴레… 꿈 접고 ‘묻지마 취업’

대졸 구직자들, 대출 부담으로 묻지마 지원·자신감 상실 등 경험

방송작가가 꿈이었던 김모씨(25ㆍ여)는 지난해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꿈을 접고 입사를 위해 ‘묻지마 지원’에 열을 올렸다. 방송작가가 꿈이었지만, 대학 학자금 800만 원을 빨리 갚으려면 하루빨리 취업해 월급을 받아야 했던 것.

그러나 급여조건만 보고 입사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졸업하기 두 달 전 취업에 성공했으나 환경과 회사의 비전 등이 김씨와 맞지 않아 1여 년이 지난 현재 4번이나 이직을 한 상태다.

대졸자 10명 중 7명은 학자금 대출을 받았으며, 1인당 진 빚은 평균 1천445만 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김씨처럼 재학 중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는 부담으로 ‘빨리 취업하려고 묻지마 지원’(45.5% 복수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대졸자 1천70명을 대상으로 ‘대학 재학 중 학자금 대출받은 경험’을 조사한 결과 74.5%가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평균 빚은 1천445만 원으로 ‘300만~600만 원 이상’(16.7%), ‘900만~1천200만 원 미만’(12.9%), ‘600만~900만 원 미만’(11.7%), ‘1천200~1천500만 원 미만’(10.3%) 등이었다.

또, 절반 이상(53.1%)은 대출을 받은 학기가 받지 않은 학기보다 더 많았다.

현재 대출 원금을 모두 상환한 응답자는 25.2%였으며, 이들이 대출금을 모두 갚기까지는 평균 4년가량 소요됐다.

이들은 학자금 대출 부담 때문에 ‘묻지마 지원’ 외에도 ‘자신감 및 취업 의욕 상실’(29.9%), ‘연봉 등 경제조건 고려해 진로 변경’(29.5%), ‘우울증 등 심리기능 저하’(27.7%), ‘아르바이트 등으로 구직 집중 못 함’(17.2%), ‘취업 잘되는 분야로 진로 변경’(16.9%) 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아직 대출금이 남아 있는 응답자(596명)들은 이를 갚고자 매월 평균 22만 원을 지출하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53.9%는 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연체한 경험이 있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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