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아베, '무라야마 담화' 계승하리라 믿어"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는 12일 “한국과 일본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의당과 조선통신사의원연맹, 동북아평화와번영포럼, 올바른역사교육을 위한 의원모임 등이 주최하고 한일의원연맹이 후원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일의대수(一衣帶水, 옷의 띠만큼 좁은 강이라는 뜻)를 낀 이웃나라인데,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은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를 반성한 후에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와 고통을 준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을 담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를 일본 정부가 계승해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며 “이 표명을 존중하며 그대로 실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한일 공동선언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화해와 선린우호 협력에 입각한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했다”며 “양국 정치인들은 이 공동선언 정신에 입각해 협력하고, 과도한 언동을 자제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제가 1999년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을 방문했을 때도 공동선언을 게시해 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그만큼 양국이 서로 이해하고 돕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일본에도 평화헌법을 지켜 일본의 양심과 정의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많은 시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한일 양국의 우호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강연에는 이번 방한을 주도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를 비롯,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동식기자ds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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