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 묘지 안내문에도 안중근 의사 독립운동가로 명기

안중근 의사가 일본 도쿄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묘지 안내문에조차 ‘조선의 독립운동가’로 명기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한국일보가 15일 보도했다.

일본 아베 정권은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 시나가와(品川)구 니시오이(西大井)의 이토 묘지에 서있는 안내문에는 그의 일생을 간략히 설명한 뒤 마지막에 ‘중국 하얼빈에서 조선의 독립운동가에 저격 당해 69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적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여러 차례 말한 것이나 아베가 안 의사에 대한 일본 정부 공식 견해로 “이토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인물”이라고 밝힌 것과 뉘앙스가 한참 다르다.

시나가와 교육위원회가 1996년 세운 이 안내문에 담긴 ‘저격’이라는 용어도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총을 쏘았다’는 중립적인 표현이다. 안 의사의 행위에 대의명분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초대 총리인 이토가 하얼빈에서 숨지자 당시 시나가와 일대 1천500평 부지를 도쿄 예산으로 매입해 묘지를 조성했다. 시나가와구는 1978년 묘역을 구 지정사적(19호)으로 정하고 안내문을 설치했다.

묘지를 3대째 관리 중인 모토다 야스코(許田靖子)씨는 “안내문 내용을 지금까지 세 차례 수정했는데 이전까지는 안중근을 ‘폭도’로 표현했다”며 “일본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표기도 변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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